태국 정부 "모든 주류 용기에 음주위험 경고그림 붙여라"
술병·캔 3분의1 이상 크기…"효과 없어" 반대 의견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정부가 주류 용기에 음주 위험성 경고 그림 부착을 의무화한다.
27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정부는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담뱃갑 경고 그림처럼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이미지를 모든 주류 병과 캔에 넣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경고 그림 크기는 용기의 최소 3분의 1 이상이어야 하고, '음주는 암을 유발할 수 있다', '20세 미만에게 판매하면 징역·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등의 경고 문구도 들어가야 한다.
현재 규정에서는 음주와 음주운전의 위험성 등을 알리는 경고 문구만 표시하면 된다.
정부는 오는 29일까지 새 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며, 왕실 관보 게재 후 180일 이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관광업계와 주류업계 등은 이번 조치에 반대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도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주류 제조 규제 자율화를 주장해온 타오피팝 림짓뜨라콘 전진당(MFP)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크래프트맥주협회가 만든 경고 그림 부착 술병과 캔 모형 사진을 올리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맥주 캔에 붙인 경고가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무서운 경고 문구와 그림은 예술적인 주류 용기의 독특한 디자인을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아 루엉왓타나꾼 카오산로드 상인협회장도 이번 조치가 주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가적인 후퇴'라고 주장했다.
카오산로드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방콕 유흥가 중 한 곳이다.
온라인에서 일부 애주가들은 '경고 그림이 있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 '새로운 규정은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술병을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 등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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