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지난해 4.6조원 영업손실…전년보다 28조원 적자 줄여(종합)
세 차례 요금인상·연료가격 하락에 3·4분기 연속 흑자 성공
'총부채 200조원' 재무위기 해소 과제…총선 후 전기요금 인상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지난해 4조6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22년 영업손실 32조6천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1년 만에 영업손실 폭을 28조원가량 줄였다.
한전은 지난 한 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조5천6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앞서 한전은 2021년 5조8천465억원, 2022년 32조6천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적자 늪'에 빠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8조2천51억원으로 전년(71조2천579억원)보다 23.78%(16조9천472억원) 늘었다.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감소 등으로 전년(103조9천130억원)보다 10.72% 감소한 92조7천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손익계산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액을 구성하는 전기 판매 수익이 뚜렷이 증가했다.
전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0.4% 감소했지만, 요금 인상으로 판매 단가는 26.8% 상승해 총 전기 판매 수익이 82조9천548억원으로 전년보다 16조7천558억원(25.3%)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5월,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전력량 요금은 킬로와트시(㎾h)당 24.3원, 기후환경요금은 ㎾h당 1.7원 인상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모두 감소했다.
자회사 연료비는 전년보다 7조6천907억원 감소했고, 민간 발전사 전력 구입비도 3조6천806억원 줄었다.
국제 연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회사의 연료비와 전력시장을 통한 전력 구입비가 모두 감소했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이처럼 지난해 세 차례의 요금 인상 및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하락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1조9천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4분기에도 1조8천8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전은 "국제유가 등 연료 가격 안정화 추세에 따라 경영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며 "비핵심 자산매각 등 재정 건전화 계획을 이행하고, 자회사 중간 배당을 통해 사채발행 한도 위기를 돌파해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재무 위기 상황은 여전히 한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오는 4월 총선 전까지는 전기요금 인상이 난망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한전은 자구노력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는 동시에 누적적자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전력 업계 안팎에서는 한전이 과거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올해 중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총선 이후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