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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경선] 트럼프, 압도적 4연승 몰아치기?…헤일리 지지층 "버텨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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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경선] 트럼프, 압도적 4연승 몰아치기?…헤일리 지지층 "버텨만 달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D-2…트럼프, 여론조사 독주 vs 헤일리 "투표장 나와라"
정치 무관심 20대에도 트럼프 인기…"트럼프만 아니면 돼" 바닥 민심도 적잖아



(컬럼비아·조지타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끝났는데 끝나지 않았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22일(현지 시각) 경선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것 같이 보였다. 외부의 시각에서 보면 그렇다.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네바다주에서 현재까지 압도적 3연승을 거머쥐었고, 네 번째 주의 경선을 앞두고 여론 조사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배 가까이 앞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이론을 제기하는 언론이나 전문가는 없는 게 사실이다.
정치분석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수를 의미)가 이날 기준 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63.6%의 지지율로 헤일리 전 대사(33.1%)를 30.5%포인트 앞섰다.
서포크대와 USA투데이가 지난 15~18일 진행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63%의 지지율로 헤일리 전 대사(35%)를 크게 제쳤고, 더힐과 에머슨대의 14~16일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61%의 지지율로 헤일리 전 대사(39%)를 크게 따돌렸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연방 하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그럼에도 기자가 둘러본 바닥 민심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적지 않았다.
컬럼비아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여성은 '게임은 끝났다'는 외부의 시각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나는 헤일리를 좋아하고, 그녀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타운에서 만난 50대 부부 역시 "조기 투표를 마쳤다"면서 구체적인 지지 후보를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우리는 모두 공화당원이지만 트럼프만 아니면 된다"고 단언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 지지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스스로를 민주당 지지자로 밝힌 20대 대학생 안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자체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 조사상으로 크게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프라이머리 개최 여부도 모르는, 정치 무관심 시민들 사이에서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는 더 뚜렷해 보였다.
대선 후보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강력함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다.
조지타운의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근무하는 여성 토리는 이틀 뒤 공화당 프라이머리가 개최되는지조차 모른다면서 스스로를 "정치에 관심이라고는 전혀 없다"고 규정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는 공화당 지지자"라며 "헤일리와 트럼프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트럼프이고, 트럼프가 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녀는 "트럼프가 유일하게 미국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마련한 대통령"이라면서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줄 몰랐지만 투표해야겠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조지타운과 머틀비치를 돌며 잇달아 유세를 이어갔다. 그녀는 다음날에도 찰스턴 등을 돌며 마지막까지 한 표를 호소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프라이머리 전날인 23일 록힐에서 마지막 대규모 유세를 하고 지지층 집결에 나설 예정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유세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고 여러분 주변 사람이 하는 말을 믿으라"며 주변 사람 5명을 데리고 토요일에 투표장으로 나오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의회에 국경 보안 강화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트럼프가 이를 처리하지 말라고 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군인으로 아프리카에 주둔 중인 자신의 남편에 대해 유세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조롱'한 사실도 거듭 거론했다.
이어 러시아·중국과 함께 북한을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며 "우리는 옳고 그름에 대해 윤리적 선명성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독재자들의 편을 들어 왔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친구"라고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권자의 70%는 바이든-트럼프 재대결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들 둘은 모두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며 "나는 부통령 자리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뿐"이라며 이번 경선 이후에도 선거운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소규모로 진행된 이날 유세에는 100여명의 지지자가 모여 헤일리 전 대사를 응원했다.
헤일리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만 다섯 번 참여했다는 80대 여성은 "헤일리야말로 합리적이고, 나라를 위해 제대로 일을 할 사람"이라면서도 "그가 이번 프라이머리가 끝나고도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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