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발니 빗댄 트럼프 직격 "왜 푸틴 책임 말 못하나"
"왜 항상 미국 탓하나"…트럼프 "파시즘의 한 형태" 나발니 비견 계속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엑스(X·트위터)에 게재한 영상 메시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공화당원들이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푸틴에게 묻는 것을 거부한다"며 "그 대신 트럼프는 나발니의 죽음으로 미국이 얼마나 나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나에게 갈수록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각하게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모자란 급진 좌파 정치인과 사법부는 우리를 점차적인 쇠락의 길로 이끌고 있다"며 "뚫린 국경과 조작된 선거, 불공정한 판결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쇠락 중인 실패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급을 인용한 뒤 "트럼프는 왜 항상 미국을 탓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푸틴에게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왜 트럼프는 바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비용을 더 지불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공격을 격려할 것이라고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재차 겨냥했다.
그는 "미국을 강하게 하는 중요한 자원 중 하나는 우리의 동맹들"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나쁜 행동을 장려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상원 통과 후 하원에 계류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에 대한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처지를 나발니로 빗대는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주최로 진행된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 타운홀 행사에서 "그(나발니)는 매우 용감한 사람이었다"며 "그는 (러시아로) 돌아갔다.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었고, 솔직히 다시 돌아가는 것보다 멀리 외국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그건 끔찍한 일이지만, 그런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에 대한 4건의 형사 기소에 대해 "(이는) 모두 내가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나발니와 같은 형태"이고 "공산주의, 파시즘의 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언급은 비껴갔다.
AP는 "이는 재임 시절부터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기를 거부하고 칭찬을 자주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패턴의 일부"라고 전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