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고 빈 유럽…獨라인메탈 CEO "무기 채우려면 10년 걸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 최대 무기·군수품 생산업체 중 하나인 독일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페르거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이 자력 방어에 필요한 만큼 탄약고를 채우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파페르거 CEO는 전날 니더작센주 공장 착공식에서 BBC와 한 인터뷰에서 유럽 탄약고가 현재 "텅텅 빈" 상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 러시아가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겠다는 '폭탄 발언'을 한 가운데 나왔다.
파페르거 CEO는 "나토와 싸우기를 원하는 공격자"로부터 대비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3∼4년이면 괜찮지만, 진짜로 대비하는 데는 10년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라인메탈은 새 공장에 3억달러(약 4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20만 발의 포탄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날 착공식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파페르거 CEO는 "우리는 유럽에서 연간 (포탄) 150만 발을 생산해야 한다"며 유럽산 탄약이 대부분 우크라이나로 보내지기에 유럽에 재고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쟁이 있는 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하지만, 나중에 진짜로 (탄약고를) 채우려면 최소 5년이나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충격파를 던지면서 유럽 각국 정상은 이같은 발언을 비판하는 한편으로, 유럽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트럼프 전 총리의 언급과 관련해 나토가 미국과 캐나다, 유럽 국가들에 "본질적인" 조직이라고 말했으며, 이후 자신의 엑스(X·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급이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썼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미국의 지원 철회 시 유럽이 자력 대처해야 하는지 질문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유럽이 대비해야 한다고 답하면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되는 러시아"가 유럽의 안보 증강 필요성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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