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가 34년만에 최고치 잇단 경신…버블기 최고치도 '눈앞'
38,915 돌파 여부 주목…"美증시 랠리·엔화 약세·기업 호실적이 견인"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연일 3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역대 최고치마저 넘어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8, 9일에 이어 연휴 뒤인 13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2.89%(1,066포인트) 오른 37,963으로 장을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거품(버블) 경제' 시절인 1990년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에는 장 중 한때 1,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1990년 1월 이후 34년 만에 38,000선을 넘는 등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이 상승 폭은 2020년 3월 25일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닛케이지수가 1989년 말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38,915를 돌파할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 증시 급등 배경으로는 미국 주가 상승과 함께 엔화 약세 및 이에 따른 기업 호실적이 꼽힌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3일 도쿄 시장도 그 흐름을 이어가 폭넓은 종목에 매수세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12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3% 오른 38,797.3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관계자는 "미일 모두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기업들의 지난해 10∼12월 결산 발표 시기를 맞아 실적이 양호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신차 1천123만대를 팔면서 4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한 도요타자동차는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달 들어 시가총액이 50조엔(약 444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일본 기업 실적 향상 배경 가운데 하나인 엔화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당분간 금융 완화를 계속할 방침을 밝히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8일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위한 조건이 충족돼 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계속해서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금융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날 엔/달러 환율은 약 2개월 반 만에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9엔대 중반에서 거래됐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중순 151.89엔까지 올랐으나, 이후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엔화 약세로 이익이 늘어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도 오르고 있다.
일본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중요 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일본 주가가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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