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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엔 가지만 고향집 대신…" 中춘절 맞아 호텔 찾는 사람들
연휴 기간 호텔 예약 전반적 상승…신구세대 생활습관 차이부터 '구습' 문제까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젊은 세대는 노인들과 생활 습관·관념이 무척 달라요. 집에 가서 2∼3일 짧게 지내는 것은 별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마찰이 생기기 쉽죠. 거리를 두는 게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12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일하는 리린(이하 가명)은 이번 춘제(春節·설날) 연휴를 앞두고 인터넷으로 고향 근처 여관을 예약했다. 먹고 마시는 건 평소에도 하는 일이니 바쁘게 한 해를 보내고 맞은 명절에는 스스로를 쉬게 하고 싶다는 뜻에서다.
그는 "연휴에는 조용히 쉬고 싶지, 집안사람들의 감정과 집안일을 떠맡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며 "춘제 기간 초과근무를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집에 돌아가면 청소 같은 온갖 일을 해야 해 방해받기 쉽다. 호텔에서 명절을 보내면 업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신문망은 중국인들이 호텔에서 새해를 맞는 것이 새로운 추세가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의 지난달 30일 기준 통계를 보면 춘제 기간 인기 도시의 호텔 예약량이 작년보다 3.2배 늘었다. 정월 초이틀(음력 1월 2일) 예약자가 전체의 70%가량으로 가장 많았다.
화주그룹의 지난달 29일 자 통계 역시 올해 춘제 기간 호텔 예약률이 2023년 대비 3배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취안저우, 하얼빈, 샤먼, 뤄양, 류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숙객이 크게 늘었다. 지방 중소 도시의 호텔들도 춘제 연휴 동안의 예약이 평소보다 증가한 상태다.
명절에 호텔을 찾는 것은 리린처럼 가족들과 생활 습관이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여행이나 관광 목적일 수도 있지만, 고향에 가더라도 고향 집에 들어갈 수가 없어 '궁여지책'으로 숙박시설에 묵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안후이성 출신으로 외지에서 일하고 있는 천민은 춘제 연휴 기간 고향 근처의 호텔 방을 잡고 그곳에서 친정 가족들과 10여일을 머물렀다. 가족들이 모여 살던 집은 오래전에 팔려 모든 사람이 들어갈 곳이 없고, 그렇다고 시가에 가고 싶지도 않아서다. 몇 해를 이렇게 하다 보니 호텔에서 온 가족이 호텔에 모이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고향 집에 1인용 침대밖에 없어 호텔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구습이 문제가 되는 때도 있다.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이혼한 여성이 친정에 돌아와 섣달그믐(설날 전날)을 보낼 수 없다. 한 마을에서 숙박시설을 운영 중인 천리는 "매년 새해를 맞을 때는 이혼 여성들이 와서 묵는다"며 "사라져야 할 낡은 풍속"이라고 했다.
중국신문망은 "시대의 변화와 사람들의 공부·업무·혼인 상태 변화에 따라 어디에서 새해를 맞을 것인지가 중요한 가정 의제이자 사회적 대화 주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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