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국=중국' 명시 美日훈련 보도에…中 "日에 엄정 입장 전달"
'대만침공' 대응 美日…中 "대만문제 개입하면 '무거운 대가' 치를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일본 자위대가 최근 미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서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명시했다는 일본 매체 보도가 나오자 중국은 일본에 항의의 뜻을 전하고 대만 문제에 개입할 경우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駐)일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6일 홈페이지에 문답 형태로 올린 입장문에서 "우리는 (보도가 나온 뒤) 즉시 일본 측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엄정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일본은 이에 대해 해명(澄淸)하면서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한동안 일본 국내의 일부 세력은 대만 문제에서 잇따라 문제를 일으켰고, 대만해협 형세가 긴장됐다고 과장했으며, 대립·대결을 부추기면서 조급히 위험을 무릅쓰려는 경향이 분명했다"며 "이런 행위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건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중국대사관이 거론한 '4대 정치문건'은 1972년 수교 당시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 1978년 양국 외교장관이 서명한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양국이 발표한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노력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양국 정상이 서명한 '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가리킨다.
이 문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패권 추구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고, 대만 문제에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어떤 사람도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단호한 의지와 강대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집스레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 통일을 방해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가상의 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4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과 자위대가 이달 1∼8일 시행하는 시뮬레이션 형태의 '킨 에지' 훈련에서 적국을 중국으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유사시에 관한 작전계획 초안 등 여러 공동 작전계획을 만들어온 미일 양국은 이번 훈련 성과를 반영해 올해 안에 정식 작전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수년 내에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군사훈련에서 가공의 적국을 상정했던 그간의 방침을 바꿔 중국을 적국으로 명시한 것은 양국의 강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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