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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간첩죄 사형판결에 호주총리 "분노"…中 "사법주권 존중하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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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간첩죄 사형판결에 호주총리 "분노"…中 "사법주권 존중하라"(종합)
中법원, 중국계 호주작가 양헝쥔에 사형·집행유예…양국관계 다시 먹구름 조짐


(자카르타·베이징=연합뉴스) 박의래 정성조 특파원 =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 박사가 중국 법원으로부터 사형 판결과 함께 2년의 집행 유예를 선고받으면서 해빙 관계로 돌아섰다고 평가받던 중국과 호주 관계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주 정부는 이번 판결에 실망과 절망, 좌절감을 느끼며 더 간단히 말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양 박사에 대한 매우 가혹한 판결"이라며 "계속해서 가장 강력히 우리의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전날 주호주 중국대사를 초치해 호주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겠지만 반대할 부분은 반대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중국의 이러한 가혹한 조치에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예정된 리창 중국 총리의 호주 초청을 철회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하며 "중국에 직접적이고 명확하고 분명하게 대응할 것이며 언론을 통한 외교적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양 박사에 대한 판결 선고 소식을 발표한 중국은 호주가 타국 법원 판단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호주 측이 '분노'를 언급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은 법치국가이고, 중국의 사법기관이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다는 점"이라며 "호주가 중국의 사법 주권을 실질적으로 존중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호주 외무부는 양 박사가 집행유예 기간인 2년 동안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사형이 종신형으로 감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법 전문가인 돈 로스웰 호주국립대(ANU) 교수는 "중국에서는 사형 판결이 내려지면 곧바로 집행된다"며 양 박사가 호주 국적자여서 그나마 집행유예를 받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호주의 가장 큰 대응은 명확하고 일관된 외교"라며 미국과 영국과 같은 파트너들도 외교적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판결로 해빙 조짐을 보이던 중국과 호주 관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사설을 통해 "이번 일은 중국 공산주의가 공정성과 법치라는 서구적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2018년 호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에 발맞춰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한 것을 시작으로 극심한 무역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지난해 앨버니지 총리가 호주 총리로는 7년 만에 베이징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했으며 이에 앞서 간첩 혐의로 3년간 구금됐던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가 호주로 돌아오면서 양국 관계도 해빙기를 맞는 중이었다.
양 박사는 1965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태어나 중국 외교부·국가안전부에서 일하다가 호주로 이주한 뒤 2002년 호주 시민이 됐다. 이후 호주와 미국에 머물며 스파이 소설 작가가 됐으며, 중국 민주화를 지지하는 정치평론가·활동가로도 일했다.
그러던 중 2019년 1월 가족과 중국 광저우 공항에 갔다가 체포됐고, 지금까지 수감 중이다. 그의 재판은 2021년 5월부터 열렸지만,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의 가족은 양 박사가 신장 한쪽에 큰 물혹이 발견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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