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대만 기업, 정부 수출통제 이후에도 제품 계속 수출"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의 우방인 대만의 기업이 러시아에 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를 수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인 'I 머신 테크놀로지'는 작년 1월 이후 대만에서 CNC(컴퓨터 수치 제어) 공작기계를 2천만달러어치 넘게 수입했다.
CNC 기계는 여러 산업에서 복잡하고 정교한 제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며 무기 부품도 제작할 수 있다.
WP는 거래 기록과 납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러시아 기업이 작년 1∼7월 수입한 CNC 기계가 사실상 전부 대만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기간에 'I 머신 테크놀로지'가 올린 매출의 압도적인 부분이 러시아 방위산업과의 거래였으며, 공격용 무인기를 대량생산 하는 기업에도 기계를 납품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케빈 울프 전 상무부 수출통제 담당 차관보는 CNC 기계 판매는 대만과 서방이 작년 1월 도입한 대(對)러시아 수출통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WP에 밝혔다.
대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2022년 4월 러시아로 수출하는 기술을 통제하기 시작했으며 작년 1월에는 CNC 기계도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WP는 미국 주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규제 구멍과 느슨한 집행 때문에 러시아 방산업이 계속해서 무기 생산에 필요한 품목을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경제안보협의회(ESCU)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몇년 사용한 CNC 기계의 약 70%를 수입했으며, 서방이 수출통제를 시작한 이후에는 대만 등 아시아의 공급자에 갈수록 의존하고 있다.
'I 머신 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는 WP에 대만에서 예비 부품을 구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WP는 서류상으로는 완전한 CNC 기계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CNC 기계를 수출한 대만의 'I 머신 툴즈'는 대만 정부가 수출통제를 도입한 이후 수출을 중단했으며 서비스 차원에서 부품만 계속 수출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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