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부두 개조 마친 남중국해 타이핑다오 가나…中 촉각
실효 지배 대만에 맞서 中 수시로 선박 보내 분쟁 '유발'…대만 내에서도 엇갈린 시각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대만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타이핑다오(太平島·영어명 이투 아바) 섬 항만 준설과 부두 개조 공사가 사실상 끝난 가운데 차이잉원 총통 방문 여부를 중국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해순서(해경) 주관으로 진행돼온 타이핑다오 공사가 준공 검사를 거쳐 지난 20일 승인됐으며 마무리 작업도 사실상 종료됐다.
2020년 시작된 이 공사는 계획대로라면 작년 9월에 완공돼야 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지연됐다. 공사비는 증액을 거쳐 총 17억3천760만대만달러(약 744억원)가 소요됐다.
100t급 경비정 등 소형 선박용 바람막이 공사, 4천t급 호위함 정박 지원 시설, 부두 부대시설 공사 등이 이뤄졌으며 활주로 확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만에서 약 1천500km 떨어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에서 가장 큰 섬인 타이핑다오는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이다. 대만군이 1950년대부터 주둔했다가 2000년대부터 대만 해경이 관할하고 있다.
남중국해 보르네오섬 북쪽에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에 대해 대만은 물론 중국·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도 영유권을 주장해왔으며, 중국은 타이핑다오 부근에 수시로 선박을 들여보내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스프래틀리 제도 내에 군용 활주로와 항구를 설치한 인공섬을 만들고 순시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막무가내식으로 영유권 야심을 보여왔다.
대만은 중국군의 타이핑다오 침공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유럽과 중동에서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 국제 수송로인 남중국해를 공해로 규정하고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수시로 정찰기와 군함을 보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이 개조 공사 완공을 계기로 타이핑다오를 방문할 가능성을 중국 등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내에선 차이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 여부를 놓고 찬반이 갈린다.
총통 방문으로 타이핑다오 주권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을뿐더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대만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많지만, 중국을 비롯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연합보는 전임 천수이볜·마잉주 총통은 타이핑다오를 방문했으나, 2016년 집권 이후 차이 총통은 그러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은 차이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은 상징적인 주권 선언 조치라면서 오는 5월 20일 퇴임 이전에 방문을 촉구하고 있으며,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에게도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 여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며 "전적으로 차이 총통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jinbi100@yna.co.kr,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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