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前정부, 불법사찰의혹"…경찰, 前정보국장 압수 수색
"反정부인사·대법관 휴대전화 모니터링"…당사자들 "터무니없는 얘기" 반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브라질 정보기관이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 시절에 반(反)정부 인사들과 법조인,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불법사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브라질 연방 경찰은 25일(현지시간) 알레샨드리 하마젱 전(前) 정보국(Abin)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불법 사찰 의혹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보국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찾아냈다고 밝힌 것으로 브라질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경찰의 압수수색을 승인한 연방대법원(STF)의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은 "하마젱이 전직 대통령 가족을 대신해 불법 사찰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이 기관(정보국)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정보국이 사법부의 승인 없이 위치정보 소프트웨어 '퍼스트 마일스'(First Miles)를 사용해 반정부 인사들과 연방대법원 대법관 등의 휴대전화를 모니터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정보국의 불법사찰 대상에는 조이시 하세우만 전 하원의원, 카밀루 산타나 현 교육부 장관, 호드리구 마이아 전 하원의원 등 정치인은 물론 언론인, 변호사와 같은 일반인도 포함돼 있다.
정보국은 불법사찰로 얻은 정보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임기 초에 있었던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과거 비리 조사와, 2021년 광산업계에 부적절한 영향을 행사한 혐의를 받았던 보우소나루의 또 다른 아들 헤난 보우소나루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악용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한 정보국이 지난 대선 당시 전자 투표 기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정보활동에도 관여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글로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국으로부터 정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완전히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하원의원인 하마젱 전 정보국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증거도 없이 (관련자들의) 이름에 범죄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만들어진 오래되고 지나간 이야기 묶음"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젱 전 국장은 또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정보부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해서는 "오래된 것들"이라고 답변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는 연방경찰의 수사가 진전됨에 따라 브라질 정보국의 현 지도부가 수사 대상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모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고 정보국 현 지도부의 해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 브라질 등이 전했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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