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들, '부통령 후보는 여성이나 흑인' 촉구"
"놈·스터파닉·스콧 등 거론…중도층 공략 위해"
"경쟁자 헤일리, 트럼프 '고령' 공격에 트럼프측 반감 커져"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그의 주변에서 부통령 후보로 여성이나 흑인을 골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친구 등 측근들이 그에게 부통령 후보군을 추천하는 가운데 후보군의 대다수가 여성이나 흑인 남성이라고 그의 측근 인사 5명이 전했다.
그의 한 측근은 트럼프가 여성이나 흑인 남성 유권자층에서 입지를 굳히고 중도층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여성이나 흑인 남성을 러닝메이트로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모두 여성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등이다.
또 유일한 공화당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벤 카슨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흑인 인사들도 언급된다.
트럼프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관련 조언을 구하기 위해 자주 통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인사는 "그는 매일 어디를 가든 (전화로) '이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사람은 어때'하고 묻는 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일했고 지금도 그와 연락이 닿는 한 전직 관리는 트럼프가 '여성 부통령 후보가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스터파닉 의원과 놈 주지사 등 여성 후보를 선호하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은 트럼프가 이미 최종 후보자 명단을 압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6년 첫 대선 당시에는 보수층의 의구심을 의식해 강경 기독교 보수주의자인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하지만, 측근들과 공화당 전략가들은 이번에는 대선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큰 핵심 경합주의 교외 지역의 유동층(스윙보터)을 공략하기 위해 여성이나 흑인 부통령 후보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또 러닝메이트에게 자신에 대한 충성심과 존중을 요구하고 있다고 측근 인사가 전했다.
후보군 중 트럼프 충성파인 스터파닉 의원은 지난해 12월 의회의 반유대주의 청문회에서 하버드대·펜실베이니아대(유펜)·매사추세츠공과대(MIT) 총장들을 몰아붙여 하버드대와 유펜 총장의 사임을 촉발한 것을 계기로 공화당과 보수층의 스타로 떠올랐다.
역시 트럼프와 가까운 놈 주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거부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스콧 의원은 공화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하차한 뒤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 직전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한편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삼는 방안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반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트럼프와 가까운 한 기부자가 말했다.
특히 최근 헤일리가 77세인 트럼프의 고령과 인지능력 문제를 들고나오자 트럼프 캠프 안팎에서 반대 의견이 더 거세졌다는 것이다.
헤일리 자신도 지난 19일 "누구의 부통령도 되고 싶지 않다. 이것(부통령 출마설)은 논외다"라면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을 배제했다.
트럼프도 같은 날 유세에서 헤일리를 아마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지 않으리라고 언급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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