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와 미군 철수협상 곧 시작한다"
로이터 "미,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 중단 조건 제시"
가자전쟁 후 미군 150여차례 공격받고 보복 공습 단행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과 이라크가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알리나 노마노우스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전달한 서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미국은 그렇게 하는 데 이란의 지원을 받은 무장단체의 공격이 먼저 멈춰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외무부는 "중요한 서한이 전달됐다"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당한 지역을 점령했다가 쇠퇴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병력을 두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이라크 전쟁을 끝내면서 현지 병력을 완전히 철수했지만, IS가 이라크의 군과 경찰이 무너진 틈을 타 세력을 확장하자 이라크의 요청을 받고 다시 파병했다.
현재 미군 병력은 2천500명이며, 유럽 국가가 파견한 군인 수백명도 미국 주도의 연합군의 일원으로 이라크에 주둔 중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중동 각지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결집하고, 이라크에서도 친이란 민병대가 '이란의 작전기지' 역할을 하면서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상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후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으로부터 150여차례 공격을 받았다.
미군은 일련의 보복 공습을 단행했는데, 무하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지난 18일 미군의 공격을 '용납 못 할 주권침해'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그는 "국제연합군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없어졌다고 믿는다"며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속한 철수를 주장했다.
철군 관련 논의는 작년에 시작됐으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철군 협상에 나서는 것을 꺼려왔다. 공격받는 상황에서 철군 협상에 나설 경우 굴복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고, 이에 이란 등 미국 적대 세력들은 더 대담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이 멈출 기미가 없고, 중동 내 상황이 확전 국면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미국의 계산법도 바뀌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미국과 이라크가 고등군사위원회 대화를 재개하기로 거의 합의했으며, 이 위원회에서 이라크 보안군의 IS 격퇴 능력을 평가하고 양국 안보 관계의 본질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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