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노조원 비율 '10% 턱걸이'…1983년 이후 최저 경신
미 노동부 자료…가입자 증가 불구 고용 늘면서 비율 줄어
조합원 비율 높은 미시간·펜실베이니아, 정치 영향력도 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지난해 포드와 GM을 비롯해 유나이티드 항공, UPS, 할리우드 스튜디오 등 미국의 많은 노조가 더 나은 보수와 사측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작업 중단과 파업 위협을 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조합원 확장에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해 미국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비율은 10%마저 위협받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의 연례 노조 현황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노조원 비율이 지난해 10.0%를 기록해 전년도의 10.1%에서 다시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비율은 1983년 이후 최저치로, 이미 전년도에도 최저였다.
민간 부문은 사상 최저치인 6%를 유지했고, 정부 부문은 32.5%로 전년도의 33.1%에서 떨어졌다.
노조 조합원 수는 1천440만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지만, 전체 고용자 수가 더 늘면서 조합원 비율은 더욱 감소했다.
흑인과 라틴계의 노조 가입자 수가 최고 수준으로 늘었지만, 백인과 아시아인 조합원 수는 줄었다.
노조원 급여 혜택이 축소되는 현실도 나타났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노조원 평균 주급은 비노조원보다 30% 이상 많았으나, 작년까지 그 비율은 절반 수준인 16%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빡빡한 노동 시장에서 이직자에게 큰 폭의 급여 인상을 제공하고 노조원 임금은 다년간의 합의를 통해 결정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코넬대 산업 및 노사관계 스쿨의 케이트 브론펜브레너는 "비노조 일자리 증가와 함께 노조 조직률이 높은 부문의 일자리 감소로 인해 노조 조직화의 이익이 상쇄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의 하이디 시에르홀츠 소장은 "노동자들은 조합을 원하지만, 무너진 시스템이 모든 면에서 조직화하려는 노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시에르홀츠 소장은 또 "고용주들은 미국 노동법의 약점을 이용했고, 연방 및 주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197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으며, 1950년대에 가입률이 30% 이상으로 최고치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미시간이나 펜실베이니아와 같이 올해 대선 결과에 중요한 주에서 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미시간주에서는 노조 가입률이 12.8%로 전년 동기 14%에서 감소한 반면,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2.9%로 12.7%에서 소폭 증가했다.
연방정부 노동통계국(BL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는 20여년 만에 파업이 가장 활발한 해였다. 한 번에 최소 1천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파업 건수는 36회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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