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멕시코 국경 텍사스주 철조망 제거 허용"
연방정부 손 들어줘…텍사스주는 "美시민 안전에 도움 안돼" 비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연방 대법원은 22일(현지시간) 텍사스주가 설치한 남부 국경의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이동시키는 것을 허용했다고 NBC 뉴스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대법원은 이날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이 국경순찰대의 임무 수행을 방해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긴급 요청을 대법관 9명 중 5명의 찬성으로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렸다.
보수 성향의 클래런스 토머스 등 대법관 4명은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미 국토안보부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민법 시행은 연방 정부의 책임"이라며 "텍사스주는 불법 이주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최전방 인력이 이민법에 따라 일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대법원 결정이 외국의 미국 침범을 계속 허용한다고 비판하며 "텍사스 국경의 장애물 제거는 법을 시행하거나 미국 시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텍사스주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 인근에 날카로운 철조망을 설치해 논란을 빚었다.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강을 건넌 이민자들이 철조망에 걸려 심하게 다치는 사례가 속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철조망이 미국 영토로 이미 들어온 이주민들에 대한 국경순찰대 접근을 막는다고 비판했다.
국경순찰대가 철조망 일부를 절단하자 텍사스주는 국경순찰대가 주 재산을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법원 판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지만 지난달 항소법원은 의료 비상사태가 아니면 국경순찰대가 철조망을 자르거나 이동시킬 수 없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불법 이민자 문제에서 강경 대응을 고수하면서 연방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텍사스주는 2021년 3월부터 '론스타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수천 명의 주 방위군 병사와 공공안전부(DPS) 소속 경비대를 국경에 배치해 밀입국자를 단속하는 정책을 펴왔다.
또 지난해 텍사스주는 불법 이민자를 직권으로 체포·구금해 돌려보낼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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