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내선이 파리공항에 착륙…시속 160㎞ 강풍에 우회
폭풍 이샤 탓에 영국 공항 못 내리고 우회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21일(현지시간) 최대 시속 160㎞ 강풍을 동반한 폭풍 '이샤'가 영국을 강타하면서 국내선 비행기가 인근 프랑스와 독일 등으로 우회하는 일이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케리 해밀턴씨는 전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잉글랜드 남서부 브리스틀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가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에든버러에서 떠날 때는 항공편이 한 시간 지연됐을 뿐 일정이 순조로운 듯 했지만 그가 도착한 곳은 영국 국내도 아닌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이었다.
해밀턴씨는 BBC 인터뷰에서 "기장이 선회하면서 상황을 보겠다고 했지만 바람이 잦아들지 않았다"며 "얼마 후 다른 영국 공항들은 폐쇄됐거나 안전하지 않아서 파리로 방향을 바꾼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밀턴씨와 함께 파리에 내린 '국내선 승객'들은 여권이 없어 공항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다음 날 비행기를 기다리며 환승 터미널에서 눈을 붙여야 했다.
루크 브로마지-헨리씨도 전날 영국령 저지섬에서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가 '최악의 파리 여행'을 하게 됐다.
오후 7시35분 예정 비행기는 4시간 지연뒤 이륙하더니 개트윅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결국 출발 3시간 만에 파리에 내렸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터미널 의자 몇 개 아래서 2시간 정도 잤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맨체스터에서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가던 비행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1천450㎞를 우회했고, 스페인 세비야를 떠나 에든버러로 가던 항공편은 독일 쾰른 공항에 내렸다고 BBC가 전했다.
이샤로 인해 영국과 아일랜드에선 대규모 정전, 철도·항공 취소, 휴교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운전을 하다가 쓰러진 나무에 부딪히는 사고 등으로 2명이 사망했다.
피해 복구할 틈도 없이 곧바로 새로운 폭풍이 다가오면서 영국 북부에는 이날 기상 경보 가운데 두번째 단계인 앰버 경보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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