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아프리카·중남미 연속순방…'글로벌사우스 우군' 다지기
아프리카 4개국 이어 브라질·자메이카…"국제질서 공정 발전 추동"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새해 첫 해외 일정인 아프리카·중남미 순방으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에서 중국 영향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항상 양국 관계를 외교 우선순위에 뒀고, 브라질의 경제·사회 발전 가속화와 국제·지역 사무에서의 역할 확대, 다자회의 성공 개최를 지지해왔다"며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새 전망을 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양국은 단결과 상호 신뢰를 진전시켜 지역·국제 사무에서 '개발도상 대국'의 책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브라질 재산업화·신성장가속화 계획의 전략적 연결,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남미공동시장(MERCOSUR) 간의 협력 심화 등을 열거하며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들의 단결·자기발전을 돕고, 국제 질서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은 중국의 발전 전망을 낙관하고, 중국의 거버넌스 경험을 참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브라질과 중국은 수많은 중대 문제에서 고도의 공동인식(컨센서스)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중국과 브라질은 왕 주임의 이번 방문 기간 제4차 외교장관급 전면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양국 간 협력과 국제 정세, 다자 협력 등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주임은 이튿날인 20일에는 자메이카 수도 홀니스에서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를 만났다.
홀니스 총리는 왕 주임과의 접견에 자메이카 외교·재정·보건·인프라 등을 담당하는 장관들을 모두 배석시킨 뒤 "중국은 자메이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며 "(이는) 중국이 개도국을 돕는 진심 어린 의지를 생생히 보여준다"고 높이 평가했다.
왕 주임은 "중국은 대국과 소국의 평등을 주장해왔고,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견지했다"며 자메이카의 국제 무대 역할 확대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존슨 스미스 자메이카 외교장관과의 별도 회담에서는 "이 세계는 공평이 결핍돼있고, 불공정이 가득하다"며 "중국은 영원히 정의의 편에 설 것이고, 수많은 개도국, 특히 개발도상에 있는 중소국가의 편에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직전 아프리카 4개국(이집트·튀니지·토고·코트디부아르) 순방과 마찬가지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을 겨냥한 중국의 '하나의 중국' 입장 재확인은 중남미 방문에서도 계속됐다.
중국 외교부는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은 수교 첫날부터 공개적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고수해왔고, 앞으로도 조금의 동요 없이 이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고, 홀니스 총리도 "자메이카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굳게 고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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