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이른바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의 시험 응시인원이 10년 만에 56.1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국시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대만 고시원(考試院·고시 및 인사행정)의 최근 통계 자료를 인용해 2022년 시험 응시 인원수(34만8천814명)가 2012년 시험 응시 인원수(79만4천867명)보다 급감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고시원 통계에 따르면 공무원 응시자 수가 2012년 79만4천867명에서 2014년 53만8천237명, 2016~2020년 40만명 선, 2021년 38만5명, 2022년 34만8천814명으로 감소해 10년 사이 56.12%가 감소했다.
대만언론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이들의 꿈이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것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사회 변화와 급여 및 복리후생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뤼빙콴 대만 동해대학 교수는 인재가 공직이 아닌 민간기업으로 이동하게 되면 공공부문의 효율성과 인재풀의 격차로 인해 대국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이 같은 영향이 서서히 국가 정책과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공무원 지원자가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고 저출산의 영향으로 향후 5~6년 안에 공무원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천잉위 대만 지난국제대학 교수는 이공계와 경제 금융 분야 졸업생이 외부 취업 기회가 많고 임금도 높아 공직보다는 민간 기업에 취업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 공무원 시험 학원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공무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정부의 복지 제도가 민간 기업을 따라가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았다.
이어 공무원 연금 관련 개혁이 적용되던 2018년 공무원 응시자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연봉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 및 대만 폭스콘 등에 이공계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어 이공계 분야의 공무원 지원자 부족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인재 유치를 위해 공무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고액 봉급을 지급하는 싱가포르의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 전문가는 저출산으로 대만 내 대학 졸업자가 점점 감소하는 점도 한 원인으로 들었다.
지난해 대학 졸업자가 20만명 이하로 줄었으며 2031년에는 15만6천명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대만의 네티즌들은 현재 공무원 급여가 사기업보다 너무 낮다면서 오히려 택배 일을 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군인, 공무원, 교원의 복지가 많이 줄어든 데다 공무원 연금도 깎였다면서 이미 공무원에 대한 이점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공무원에 대한 후생 복지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서비스업과 같은 수준의 행정서비스 요구,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증가, 높은 집값 등도 일부 원인이라고 네티즌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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