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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위기 직면' 파키스탄군부, 이란 보복공습으로 정치적 수혜?
칸 전 총리·야당 탄압으로 시민 분노 맞닥뜨린 군부, 지지 만회 가능성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야당 탄압 등으로 국민적 반발에 직면한 파키스탄 군부가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뜻밖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19일(현지시간) 마이클 쿠겔먼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남아시아연구소장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파키스탄 군은 지난 18일 이란에 있는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조직들의 은신처를 타격했다.
이틀 전 이란이 파키스탄에 있는 또 다른 발루치족 무장조직 근거지를 공습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
양국은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서로 내비쳤지만, 위기감은 고조되는 상황이다.
쿠겔먼 소장은 이와 관련, 파키스탄 군의 보복 공습은 이른바 '국기를 휘날리는 효과'(rally-around-the-flag effect)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효과는 한 국가의 시민이 국제적 위기나 전쟁 같은 외부 위협을 맞아 결집, 애국적 성향을 띠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는 "파키스탄 군이 보복 공습으로 얻게 될 정치적 혜택을 간과하지 말라"면서 "파키스탄 군은 (야당 지도자인) 임란 칸 (전 총리)과 그의 정당을 탄압해 군부에 대한 시민 분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복 공습은 잠시나마 이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군부는 칸 전 총리와 그가 창당한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당원·지지자를 탄압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부는 1947년 건국 이후 30여년간 집권했으며 민간정부 선출 과정이나 국정 운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칸 정부 출범 과정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군부는 이후 외교정책 등과 관련해 관계가 틀어지면서 결국 2022년 4월 칸 당시 총리는 의회 불신임 가결이라는 형식으로 퇴출당했다.
칸 전 총리는 이후 자신의 퇴출 배경에 군부와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며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현재 부패죄로 수감 중인 그는 내달 8일로 예정된 총선에 출마하려 했으나 좌절됐고 PTI 간부들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사전 선거 조작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칸 전 총리는 여전히 지지도가 높은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이런 상황 속에 보복 공습 이후 파키스탄인들이 이에 대체로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국기를 휘날리는 효과' 조짐이 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관련된 분쟁 여파로 남아시아에도 전쟁 위협이 드리워진 상황이 역설적으로 파키스탄 군부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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