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 올림픽 총동원령에 보너스·휴가 요구 시위
정부, 7천억원 상당 보상책 준비해 경찰 달래기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경찰들이 올여름 파리 올림픽 기간 추가 수당과 휴가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고 AF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 노조들은 이날을 '검은 목요일'로 지정하고 전국적으로 300여개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가운데 동맹노조는 '이례적 이벤트, 이례적 조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올림픽 기간 경찰이 입는 휴일 손실과 추가 근무에 대한 보상으로 경찰관 한 명당 최대 2천유로(약 3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올림픽이 하필 여름 휴가철에 열리는 만큼 경찰이 놓친 휴가를 보장해 줄 것과, 지방 주재 경찰이 파리로 동원된 경우 홀로 남는 자녀에 대한 지원책도 요구했다.
이날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시위에 참여한 경찰들은 독일로 연결되는 다리 위에서 지나가는 차를 멈춰 세우고 요구 사항이 담긴 전단을 나눠줬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도 경찰들이 이른 아침부터 파업에 돌입해 공항 업무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서남부 보르도에서는 동맹노조 소속 10여명이 기차역에 모여 '범죄는 휴가를 가지 않는다'는 제목의 전단을 배포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시위에 참여한 경찰관 리오넬 모니에는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모든 사람이 (올림픽 기간에) 일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뿐"이라며 정부가 관련 보상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에게도 아이들이 있고 누군가는 간호해야 할 가족이 있다"며 "어떻게 상황을 조율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조직을 책임지는 내무부는 일선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 장관의 한 핵심 측근은 AFP 통신에 "장관이 지난 15일 경찰 대표들을 만나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경찰 보상 등을 위해 약 5억 유로(약 7천억원)의 기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달 안에 최종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내무부 측 설명이다.
내무부는 올해 100년 만에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사고 없이 안전히 치러질 수 있도록 전국의 경찰력을 100%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올림픽은 올해 7월 26일∼8월 11일, 패럴림픽은 8월 28일∼9월 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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