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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서민의 발' 지프니 단계적 퇴출에 운전기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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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서민의 발' 지프니 단계적 퇴출에 운전기사 반발
정부 "대기오염·교통혼잡 가중"…기사들 "새차 사면 빚더미"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서민 교통수단인 지프니(Jeepney)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운전기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17일 AFP통신 및 현지 매체인 ABS-CBN에 따르면 지프니 기사들은 전날 수도 마닐라 도심에서 차량 150대를 몰고 나와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합승 차량인 지프니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군이 남기고 간 지프차를 개조해 사용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요금이 13페소(약 311원)에 불과해 필리핀 전역에서 매일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서민의 발'이자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필리핀의 명물로 통한다.
하지만 지프니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대기오염 주범으로 지목되는 동시에 교통 혼잡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2017년에 단계적 폐지 방침을 정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실행이 지연됐다.
현행 방침에 따르면 모든 지프니 기사는 이달까지 정부 지원을 받는 조합에 가입해 2∼3년 이내에 기존 차량을 환경오염이 덜한 새 모델로 교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조합에 대당 교체 비용으로 최대 30만페소(약 717만원)를 지원하고 은행 대출도 돕기로 했다.
교통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조합 가입률은 77%에 달한다.
하지만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지프니 기사들은 새 차량을 사게 되면 빚더미에 오를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조합에 가입하면 정해진 시간대에만 운전이 가능하고 조합비도 내야 해서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 나온 에밀리오 밀라레스(59)는 "40년 가까이 지프니를 몰았다"면서 "정부의 일방적 정책으로 인해 생계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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