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추진하는 셀트리온홀딩스…비용·재무 적격성 관건
지주사 美 상장 법적 문제 없어…전문가들 "자금 조달 지켜봐야"
셀트리온 "홀딩스 나스닥 상장은 여러 옵션 중 하나…확정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와 주식시장이 원활한 상장과 향후 자금 조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르면 연말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시드머니(초기 자금)로 활용해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국내 한 행사에서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계획을 언급했다.
서 회장이 언급한 나스닥 상장 계획은 셀트리온홀딩스가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게 해 투자자 자금 조달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러 이유로 '코리언 디스카운트'가 있는 한국 증시보다 같은 실적, 같은 자산가치라도 미국 증시의 가치 평가가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사로서 상장사를 유지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스닥을 고른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서 회장이 지분 98.1%를 가진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 셀트리온을 거느리는 구조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의 법인 지분 21.8%를 소유하고, 합병 법인이 셀트리온제약 지분 54.8%를 보유한다.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가운데 지주사를 미국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 자체는 법적 문제가 없다.
다만 나스닥 상장 비용 및 재무 적격성 평가 등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한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장 비용과 현지 회계 기준을 따라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나스닥 시장 규모가 크다고 해서 자금 조달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가 가진 셀트리온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주식담보 대출로 들어가 있다"며 "이런 재무적 취약점을 어떻게 해소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를 둔 지주회사가 미국 나스닥에서 제대로 가치 평가를 받을 것인가도 살펴볼 대목이다.
지분 100%를 가진 미국법인인 지주회사 쿠팡 INC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경우와 달리, 셀트리온홀딩스는 상장 시 자회사가 한국에 상장돼있어 자회사 지분가치가 전량 지주회사에 반영되기 어려운 탓이다.
이 문제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합 셀트리온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어떤 회사에 어떻게 투자하는지 등 방향성이 두 번째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회장의 나스닥 상장 추진 발언과 달리, 회사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은 여러 가지 옵션 중 하나"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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