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노인 위한 '메디푸드' 뜬다…제약업계도 속속 진출
식약처, 폐 질환자용 식품 기준 이어 간·염증성 장 질환자용도 계획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한국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제약사들이 이른바 '메디푸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메디푸드는 '특수 의료용도 식품'이라고도 불리는데, 고령자, 질환자 등 건강상 이유로 특별한 영양 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음료, 도시락 등을 말한다.
14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건강은 최근 당뇨병 환자를 위한 영양 조제 식품 '닥터케어 당코치 제로'를 출시했다.
영양 조제 식품은 메디푸드의 한 종류로, 질병·수술 등으로 인해 보통 사람과 특별히 다른 영양 요구량을 가지거나 체력 유지·회복이 필요한 사람에게 영양을 균형 있게 공급하기 위해 정해진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액상·겔 형태 제품이다.
당코치 제로는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 조절이 필요하거나 엄격하게 당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환자의 식단 관리를 돕는 음료다. 종근당건강이 한국당뇨협회와 함께 개발했다.
종근당건강은 앞서 지난해 5월 같은 브랜드의 '캔서코치'를 먼저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암 환자의 식단 관리를 돕도록 개발됐다.
대웅제약[069620]은 2007년 매일유업[267980]과 합작 설립한 의료영양 기업 '엠디웰아이엔씨'를 통해 영양 조제 식품 '메디웰'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함유한 이 제품은 '구수한 맛', '건강한 오곡맛' 등으로 선택권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아직은 현대그린푸드[453340], 대상웰라이프 등 식품 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메디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제약사들도 기존에 의약품을 판매하며 환자를 대상으로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향후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메디푸드는 식품에 속하는 만큼 기존 의약품, 건강기능식품과는 마케팅, 유통망 측면에서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만, 앞으로 메디푸드에 대한 수요가 계속 있을 것이라 생각해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최근 폐 질환자용 영양 조제 식품의 표준 제조기준을 마련하며 지원에 나섰다. 기존에는 당뇨병, 암, 고혈압, 신장질환, 장 질환 환자용 식품에 대한 기준만 있어 다른 질환용 식품은 제조자가 직접 기준과 실증 자료를 준비해야 했는데, 다양한 제품이 개발될 수 있게 폐 질환용 식품의 기준도 만든 것이다.
식약처는 2026년까지 간질환, 염증성 장 질환자용 식품의 표준 제조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식약처는 메디푸드 제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공공데이터 포털에 식품 영양성분 데이터 2만5천 건을 추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초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메디푸드 시장 규모는 2017년 67억 달러(약 9조원)에서 2028년 124억 달러(약 1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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