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됐지만 4월 '다시 고비'…남은 절차는
자산부채 실사 거쳐 2차 협의회서 기업개선계획 결의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되면서 앞으로 밟아야 할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워크아웃은 개시됐지만 향후 실사 과정이나 4월 기업개선계획을 결의를 앞두고 더욱 큰 고비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이날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태영그룹이 제출한 추가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워크아웃 개시 기준인 '찬성 75%'(신용공여액 기준)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채권단은 다음날부터 3개월, 최대 4개월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게 된다.
태영건설은 조직 및 인원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비용절감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주채권은행은 자산 부채 실사를 통해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한다.
작성한 기업개선계획은 4월 11일 제2차 채권단 협의회에서 결의한다. 이 결의 역시 채권단의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워크아웃이 계속 진행된다. 한 달 뒤에는 경영목표·이행계획 등 세부내용을 담은 기업개선계획에 대해 약정을 체결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 ▲ 재무구조 개선방안(주채권 및 보증채권의 채무조정 등) ▲ 유동성 조달방안 ▲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이 담긴다.
이중에서는 PF 사업장 처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장별로 정상화 방안을 만들고 우발채무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문제다.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120여곳이다. 서울 마곡지구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CP4사업(차주 58곳·대출 보증규모 1조5천923억원) 등을 포함해 전국에 사업장이 있다.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사업장별로 처리방향에 따라 신규자금을 더 부담해야 하는 곳이 생길 수 있는데, 후순위 채권을 들고 있는 중소 캐피탈사의 경우 신규자금 부담 때문에 실사 과정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PF 사업장별로 사업 진행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각 대주단 협의회가 사업중단, 매각, 재구조화 또는 정상 운영을 정하게 된다"며 "PF사업장별 처리 방안을 종합해서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구조 개선방안에는 주주들의 감자, 채권단 출자 전환, 이자 감면 등 고통 분담 방안을 포함해 논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를 통해 정상화까지 필요한 것을 시뮬레이션하고, 채권단과 채무자가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업개선계획을 도출할 때까지 상거래채권 결제 등 자금 수요는 태영건설이 직접 대응해야 한다.
채권단은 필요하다고 판단해 태영 측에 요청했을 때 티와이홀딩스나 SBS[034120] 지분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을 하나라도 지키지 않거나,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드러나더라도 워크아웃은 중단된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반대매수청구권에 대한 채권단의 합의도 남아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찬성 채권자와 반대 채권자가 합의하면 태영그룹이나 제3자가 반대 채권자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할 수 있다.
산은은 앞서 태영에 반대매수청구권을 인수하라고 요청했으나, 태영 측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