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로 아우토반 봉쇄…독일 전역 시위·파업에 몸살
농민들, 예산 대란에 삭감된 경유 보조금 복원 요구
10일부터 철도기관사 파업…교통대란 예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의 보조금 삭감 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농민들이 8일(현지시간) 트랙터로 고속도로 진입로를 막아서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농민단체는 이번 주 내내 전국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오는 10일부터는 철도 기관사들이 사흘간 파업에 돌입하는 등 독일 전역이 당분간 시위와 파업으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독일농민협회(DBV) 소속 농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 모여 농업용 경유 보조금 삭감을 철회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독일 내무부와 경찰 집계에 따르면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만 270건 넘는 시위에 트랙터와 트럭 등 약 2만5천대의 차량이 참여했다.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집회에는 약 2천명이 참가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도 차량 680대가 모였다.
브란덴부르크주에서는 오전 한때 100곳 넘는 고속도로 진입로가 농민들 차량으로 봉쇄됐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헤센주에서도 고속도로 진입로가 시위대에 의해 막히거나 정체가 빚어졌다.
농민들은 삭감된 농업용 경유 보조금의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연도 예산안이 헌법에 어긋나 무효라는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대대적 긴축이 불가피해지자 농업용 경유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철도기관사노조(GDL)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10∼12일 파업하기로 했다.
노조는 주당 노동시간을 현재 38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월 555유로(약 80만원)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에 따른 보상지원금 3천유로(약 434만원)도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벌여온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지난달 초 하루짜리 경고 파업을 한 바 있다.
독일철도(DB)는 파업에 대비해 임시 운행계획을 세우는 한편 프랑크푸르트 노동법원에 파업을 중단시켜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독일철도의 마르틴 자일러 인사 담당 임원은 불과 이틀 전에 노동시간에 대한 노조의 핵심 요구에 진전된 제안을 했다며 10일 파업을 취소하고 협상 날짜를 잡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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