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천왕성·해왕성 실제 모습 살려보니…"쌍둥이처럼 닮았다"
英 연구팀, 실제와 가장 가깝게 보정한 천왕성·해왕성 사진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옅은 하늘색의 천왕성과는 달리 유난히 짙은 파란색의 천왕성은 실제와는 크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의 관측 자료를 종합해 실제 색과 가장 가깝게 보정한 결과 두 행성은 모두 매우 비슷한 하늘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패트릭 어윈 교수팀은 5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서 해왕성은 옅은 하늘색이고 천왕성은 짙은 파란색이라는 통념과 달리 두 행성은 모두 비슷한 푸른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동안 널리 알려진 두 행성의 이미지가 실제 색상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한 색은 알지 못했다며 이 연구에서 두 행성의 정확한 색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왕성과 천왕성 색을 둘러싼 오해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두 행성을 지나쳐 비행한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보이저 2호를 포함해 20세기에 촬영된 두 행성의 사진이 모두 다른 색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단색으로 촬영된 이미지를 재조합해 합성 컬러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행성의 진짜 색깔이 정확히 반영되지 못했고, 특히 해왕성은 사진이 '지나치게 파랗게'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어윈 교수는 "우리에게 익숙한 보이저 2호의 천왕성 이미지는 '실제' 색상에 가까운 형태로 공개됐지만 해왕성 사진은 사실 인위적으로 늘리고 강화해 너무 파랗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천왕성과 해왕성의 실제 색을 찾기 위해 허블 우주망원경(HST) 영상분광기(STIS)와 칠레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 다중 단위 분광 탐사기(MUSE) 관측 데이터를 사용했다.
두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 보이저 2호 카메라와 허블 우주망원경 광시야 카메라 3(WFC3)으로 촬영한 기존의 합성 컬러 이미지를 두 행성의 실제 색이 가장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보정했다.
그 결과 천왕성과 해왕성의 색은 모두 녹색을 띤 푸른색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해왕성에 천왕성보다 약간 더 파란색이 가미돼 있다는 정도이며 이는 해왕성의 안개층이 더 얇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천왕성이 태양을 84년 동안 공전하는 동안 색이 조금씩 변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도 제시했다.
1950~2016년 애리조나주 로웰 천문대가 청색과 녹색 파장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천왕성의 남극과 북극 중 하나가 지구를 향하는 여름과 겨울에는 녹색 톤이 더 짙어지고 춘분과 추분에는 푸른빛이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천왕성은 자전축이 97도 기울어져 있어 하지나 동지에는 북극이나 남극이 태양과 지구를 거의 직접적으로 가리키는데 이에 따라 극지 반사율이 변하면 천왕성의 전체 밝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철 태양이 비추는 극지방에서는 메탄 얼음 안개가 두꺼워지면서 녹색과 적색 파장의 반사율이 높아져 천왕성이 더 푸르게 보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십 년간 천왕성과 해왕성을 연구해왔지만, 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천문학연구대학협회(AURA) 하이디 하멜 박사는 "이 연구는 수십년간 천문학자들을 괴롭혀온 해왕성의 색에 대한 오해와 천왕성의 비정상적인 색 변화라는 두 가지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출처 :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Patrick Irwin et al., 'Modelling the seasonal cycle of Uranus's colour and magnitude, and comparison with Neptune', https://academic.oup.com/mnras/article-lookup/doi/10.1093/mnras/stad3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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