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前주한미대사 "억지력 희생하는 대북 대화 절대 안돼"
"유화책 의한 억제는 결코 억제 아냐…대화와 군사 대비 병행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북한발 위협에 대응할 능력을 희생시켜가며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대화와 군사적 대비 태세는 병행되어야 하고, 이상주의는 현실주의에 뿌리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출신으로, 한국 문재인 대통령-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인 2018년 7월∼2021년 1월 주한대사로 재임한 그는 특히 "우리는 (한미) 연합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며 "유화책에 의한 억제는 결코 억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남북관계 개선이 모색되는 와중에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고,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전개가 사실상 중단됐던 시기에 주한대사로 재임하면서 느낀 문제의식을 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해리스 전 대사는 최근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4가지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재 완화, 핵무기 보유, 한미동맹 분열, 한반도 장악"을 열거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외면했다고 회상하면서 북핵 협상 시도를 접고, 한미간 대응 역량을 강화한 뒤 북한을 움직이기 위한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와 연합 군사대비 태세 강조, 한국의 대일본 접근에 고무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그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관계도 한미동맹 못지않게 중요한 관계"라고 발언한 데 대해 "약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은 "동등하지 않다"며 "한국이 의지할 동맹은 하나(미국)뿐이고 중국은 동맹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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