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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항구 인수·AI 선거 방해…가장 주목해야 할 새해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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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항구 인수·AI 선거 방해…가장 주목해야 할 새해 트렌드
美외교협회 선정…美中경제권 다툼·유럽 극우 부상·美 불법이민 등 5대 이슈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거 개입, 해외 주요 항구를 사들여 해양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유럽에서의 극우 정당 부상.
미국 외교 분야의 권위 있는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 전문가들이 선정한 새해에 가장 주목해야 할 세계 트렌드다.
연합뉴스는 2일(현지시간) CFR이 앞으로 세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5대 이슈를 정리했다.

◇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
미국과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서 자국 이익을 관철하려고 하면서 두 국가의 경쟁이 앞으로 수십년간 세계에 지정학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가 집계한 '2023년 아시아 파워 지수'에 따르면 미국은 아시아 지역 26개국 가운데 군사력과 문화 등 여러 지표에서 영향력 1위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밀리는 중요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경제다.
중국이 경제적 영향력에서 우위를 점한 주요 원인은 미국이 이 지역의 가장 큰 다자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RCEP 회원국이며 CPTPP 가입을 이미 신청해 올해 가입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정식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대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구상을 통해 경제적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한다.
하지만 IPEF는 미국이 무역 분야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갑자기 발을 뺀 뒤로 그 미래가 불확실하다.



◇ 디지털 위협에 직면한 2024년 선거
2024년에는 미국과 대만의 대선, 인도와 방글라데시 총선 등 거의 80개 국가에서 국가 단위의 선거를 치른다. 선거 기간에는 외국 정부 등이 투표 결과를 좌우하고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우려고 정보 작전을 할 위험이 커진다.
특히 2024년에는 선거 제도를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다. 대량의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빠른 속도로 퍼뜨릴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에서 선거 제도의 신뢰성을 지키고자 하는 정보 연구자 등은 당파적 이익을 앞세운 이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민간과 공공 영역 모두 11월 대선에 시선을 집중하면서 다른 나라의 선거 감시에 필요한 관심과 자원이 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이란, 러시아 등이 전 세계에서 수행하는 악의적인 정보 작전은 더 정교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런 위험에 맞서 선거 제도와 민주주의 규범을 지키기 위해 소셜미디어 기업, 관련 연구계, 외교 전문가, 정부 간 협력이 필요하다.



◇ 중국의 해외 항구 투자
중국이 2020년 군함 수에서 미국을 능가하면서 세계 최대 해군을 보유하게 됐지만 아직 미국을 상대할 정도의 글로벌 해양 세력은 아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해외에 다수 해군기지를 구축한 것에 비해 중국은 아프리카의 지부티에만 해외 해군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해외에 해군기지를 건설하지 않더라도 세계 항만 시설에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서방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90여개 항구에 상당한 투자를 했고 그중 10여개 항구에선 최대 주주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다른 지역과 연결성이 뛰어난 컨테이너 항구들도 중국에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항만 소유와 운영을 통해 세계 교역과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인수하려고 한 항구가 위치한 국가가 안보 우려를 제기해 투자가 무산된 사례가 있다. 미국은 2019년 중국 기업이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터미널 지분을 매각하도록 강제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항만 개발사업이 중단된 국가에서는 중국의 투자를 다시 허용하기도 했으며 중국은 계속해서 해외 항구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 유럽의 우익 정당 부상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이 세력을 확대하면서 대중 영합주의와 민족주의 정책이 주류로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 특히 이민 문제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에서 우익 정당이 최근 집권하거나 득세했다.
올해 6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를 앞두고 이민과 물가를 걱정하는 이들이 직전 2019년 선거 때보다 극우와 대중 영합주의 정당을 더 지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폴란드와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 나타났듯이 중도 성향의 정당들이 연립정부를 구성해 극우 정당의 영향력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 미국 이주민 구성 변화
멕시코와의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는 이주민의 국적이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 수년간 주로 멕시코와 중미 북부에서 왔지만 2021년 이후 아프리카와 아시아, 서반구 출신이 최대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국경 당국과 이민 법원이 역대 최대 규모의 이주민 유입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이주민 출신국이 더 다양해지면서 불법 이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
멕시코는 경제 여건 개선, 가족 규모 축소,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10년대부터 미국으로 넘어가는 숫자가 줄었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중미 북부 국가 출신 이주민도 2021년 이후 규모가 안정됐다.
최근 몇 년에는 경제 위기(베네수엘라)와 자연 재난(아이티), 정부 탄압(쿠바) 등을 피해 먼저 남미로 간 이주민들이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때문에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를 설득해 이주를 더 어렵게 만들려고 하지만 이주민 유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지역 정부에 상당한 문제가 되지만 고령화를 겪는 미국이 이주민을 노동시장과 사회로 통합할 합법적인 경로를 확대할 경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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