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자구안 놓고 벌써 '잡음'…당국 "추가 이행 확약" 요구
사재출연 의지 등에 의구심 커져…이사회 결의 등 추가 조건 걸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채새롬 기자 = 태영건설[009410]이 워크아웃 신청 직후 자구안 이행에 소극적인 모습을 비치면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추가 '이행 확약' 절차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마련한 자구안과 관련해 추가 이행 장치를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워크아웃 가기 전 자구안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겠다는 확약을 추가로 해야 할 것"이라며 "그 형태는 이사회 결의 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구안 관련 약속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천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았다.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태영건설이 현금 대신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 이를 태영건설에서 상환하지 않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8일 "내일 상거래 채권을 모두 결제할 것으로 안다"고 공언했으나, 바로 다음 날 바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은 451억원어치는 협력사가 이미 은행에서 할인받은 어음이라서 상거래채권이 아닌 금융채권이 됐다는 입장이다. 워크아웃 신청과 동시에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상환이 유예됐다는 취지다.
태영건설 지주사인 TY홀딩스가 워크아웃 직후 SBS[034120]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낸 것과 관련해서도 채권단에서는 자구 노력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관계자도 "자구안에 SBS를 포함할지 말지는 태영 측에 달린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워크아웃 신청 직후 SBS에는 영향이 없도록 한다는 메시지는 채권단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메시지였다"고 판단했다.
3천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오너 사재 출연 규모도 더 커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산업은행이 오는 3일 처음 소집하는 채권자설명회에서 자구안과 경영 상황에 대한 주요 내용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주말 태영건설 관련 외담대를 보유한 은행들에 연락해 협력업체에 대한 소구권(상환청구권) 행사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협력업체들의 피해는 최소화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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