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베네수·가이아나 긴장 고조 안 돼…자제하길"
영토분쟁 평화중재자 자처하며 대화 통한 해결 촉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 간 영유권 분쟁과 관련, 브라질이 평화적 중재자를 자처하며 양국에 긴장 완화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브라질 외교부는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서 "에세퀴보를 놓고 현재 진행 중인 대화 과정이 성과를 내려면 한쪽에 대한 군사적 지지는 피해야 한다"며 "모두 스스로 억제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외교부는 지난 14일 카리브해 섬나라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에서의 양국 간 평화정착 노력 합의를 상기시키며 "정상 간 대화에서 오간 내용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가이아나와 동시에 국경을 맞댄 유일한 남미 국가인 브라질의 이번 반응은 최근 에세퀴보 지역에서의 긴장이 고조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다.
과거 가이아나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은 앞서 지난 24일께 방어훈련 차원에서 가이아나 근해에 경비함 HMS 트렌트를 보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군함은 일주일 이내로 가이아나 영해에 머문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우리 주권에 대한 영국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한 방어 성격의 합동훈련"이라며 대규모 군사훈련을 지시한 바 있다.
가이아나 정부는 '영국과의 파트너십'에 기초한 훈련의 일환일 뿐 어떠한 국가를 향해서도 공격적인 행위를 구성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HMS 트렌트의 카리브해 배치 목적은 주로 마약 밀수범 추적과 불법 어업 행위 단속, 대테러를 위한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나 다른 어떤 국가도 우리가 우리나라의 주권 영토나 영해 내에서 행하는 활동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금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각종 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에세퀴보 지역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가이아나의 총 국토 면적(21만㎢)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인근 해상에서는 대규모 유전까지 발견됐다.
1899년에 당시 중재재판소가 현재의 가이아나 땅이라고 판정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1966년 제네바 합의를 근거로 분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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