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F-16에 신경 쓰면서도 "우리 상대는 안돼"
쇼이구 국방장관 "우크라 F-16, 20일이면 모두 격추 가능"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그토록 원하던 F-16 전투기를 조만간 제공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F-16 전투기가 전세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는 F-16 전투기의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면서도 여전히 공중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F-16 전투기에 '올인'하고 있다면서 조종사들이 F-16 전투기로 좋은 성과를 내면 서방에 추가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사일로 F-16 전투기를 격추한다면 이는 미국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될 것"이라며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희망을 꺾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네덜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18대를 공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여러 대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 폭격기를 격추하고 해군 함정을 파괴하는 등 전투 능력이 향상된 징후가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아노보스티는 우크라이나가 희망을 걸고 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JASSM·재즘)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받는 F-16 전투기가 미국이 사용하는 전투기보다 성능이 많이 떨어지며, 공중전의 승패는 비행 기술에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조종사 6명이 나토 국가에서 F-16 비행 훈련을 이수했으나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처음으로 선발된 조종사 32명 중 8명 정도만 영어에 능통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언어학자의 지도를 받아야 했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리아노보스티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서방 센터에서 몇 달 안에 훈련받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실전에서 증명해야 한다"면서 "그 시험은 러시아 수호이(Su)-30SM과 Su-25S 전투기의 조종사들이 치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의 전투기 에이스들은 최근 전투에서 서방의 에이스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많은 승리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F-16 전투기들을 20일 안에 모두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군 고위 간부 회의에서 "러시아 방공망이 10월 우크라이나 전투기 37대를 격추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약속받은 F-16 물량의 거의 두 배"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방공망의 효율성에 비춰봤을 때 (F-16 전투기를 모두 격추하는 데) 20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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