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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美 연준, 내년에 금리 인하해도 하반기 이후나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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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美 연준, 내년에 금리 인하해도 하반기 이후나 될 것"
피그자 美스티펄 수석이코노미스트 "인플레 둔화 멈추고 3% 언저리 고착"
"美, 전면적 침체보다 높은 물가 속 성장세 약화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중동분쟁 확대시 식량·비료·에너지가격↑"…"내년도 AI가 증시 주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내년에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만큼 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내년도 미국 경제는 물가 상승률이 3% 언저리로 높게 유지된 가운데 성장세가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이 전문가는 내다봤다.
이어 그는 내년 대선 등 정치일정과 함께, 우크라이나 및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긴장이 경제와 물가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새로운 혼란을 초래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금융회사 스티펄의 린지 피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새해 미국경제에 대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스티펄은 1890년에 설립된 미국의 종합금융회사로 증권사와 은행,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인수금융 등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회사 SF 크레딧파트너스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미국 경제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실망스러운 개선세를 보이며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시장의 기대 수준에 견줘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과거에도 곧잘 투자자들을 속이는 '헤드 페이크'(head fake) 행위를 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농구나 축구 선수들이 자주 사용하는 눈속임 동작을 의미하는 헤드 페이크는 금융시장에서 가격이나 지표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반대 방향으로 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의 잠재적인 상승 위험과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임금 상승 압력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은 내년은 물론 잠재적으로 2025년까지 2% 목표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전망이다.
그는 또 "대담하게 가정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둔화한다면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인하가 되겠지만, 만약 인플레이션이 원래 그래왔듯이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는다면 연준은 추가 행동에 나서거나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근원 인플레이션의 속성을 고려할 때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이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피그자 이코노미스트의 이런 시각은 내년 6월 전후 연준의 금리인하가 개시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월가 주요 투자은행의 시각과 비교할 때 보수적인 관점을 대변한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이 이달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완화정책 전환을 시사한 뒤 내년 3월에 금리 인하가 개시될 것이라며 기존보다 금리인하 전망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도 했다.



내년도 경제 성장세와 관련해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은 55~60%로 높게 남아 있지만, 현실적으로 더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전면적인 경기침체보다 물가 상승세가 높은 가운데 성장세가 둔화되는, 즉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성장만큼은 어떻게든 피하려는 현재 연준의 성향을 고려할 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긴축정책을 적기에 펼치지 못하게 되고, 그 여파로 물가상승률이 3% 언저리에서 굳어질 것이란 게 그가 내다보는 기본 시나리오다.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선 등 정치 이벤트와 중동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을 경제와 물가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 따른 하방 위험이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 분쟁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재난을 초래하고, 이에 따라 식량, 비료, 에너지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팬데믹 이후 훼손됐던 글로벌 공급망이 최근 복원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힘으로 작용해왔지만, 이 같은 지정학적 위기는 공급망 측면에서 새로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 증시와 관련해선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7개 빅테크 기업이 미국 증시를 이끌었는데, 이런 경향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비용상승과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AI는 지속해서 사업투자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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