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 회의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설 논의…PF 도미노 위기 우려
재시행 기촉법 1호 기업 가능성…1월 초 시행령까지 정비 예정
금융당국, 워크아웃 신청 시 즉각 시장안정 프로그램 가동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009410]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이 회의를 열고 관련 현안을 점검했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멤버들은 전날 회의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가능성과 그에 따른 부동산 PF 현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회의가 열렸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이 계속 확산하는 것은 PF 대출 규모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시장 평가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차입금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오는 28일과 29일을 1차 분기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이번 주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한 약 480억원 규모 PF 대출 만기 등을 해결해야 한다.
1월 초에도 대출 만기가 줄줄이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설과 관련한 해명 공시에서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 등을 해주는 제도다.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근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지난 10월 일몰됐다가 국회와 국무회의 통과를 거쳐 전날부터 시행됐다.
시행령 정비가 남았지만 법 자체는 재시행된 만큼 기업이 워크아웃 신청을 하는 데 무리는 없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시행령과 감독 규정도 내년 1월 초까지 서둘러 정비를 마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만약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다면 즉각 시장 안정 프로그램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1일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불안 요인 발생 시 즉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 기업·사업장 이슈보다는 PF 사업장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게 금융당국의 주 고민"이라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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