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이어 볼리비아까지…中업체 '부실 건설' 논란
임시 개통 도로, 3주 만에 균열…댐은 붕괴 위험 제기되기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국가 내 각종 인프라 사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한 중국 업체가 곳곳에서 부실 공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와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 등에 따르면 중부 코차밤바∼산타크루스 고속도로 일부 복선 구간이 지난달 23일 임시 개통했다.
산악 지대에 건설된 이 도로는 터널 4개와 교량 9개 등을 포함한 29.14㎞ 거리 규모다. 29억2천300만 볼리비아노(5천500억원 상당)이 투입됐다.
그런데 임시 개통 3주 만에 일부 지점 도로 경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도로 표면이 심하게 갈라져, 차량 통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중국수전(Sinohydro)에서 맡아 진행했다고 엘데베르는 보도했다.
루이사 나야르 하원 의원은 계약 문서 검토 결과 각종 비위 의혹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포바에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환율보다 높은 환율로 공사비가 과다 책정돼, 최소 850만 볼리비아노(16억원 상당)가 업체 측에 더 지급됐다"며 배수구 부족, 도랑 확보 미비, 자재 과적 등 "작업이 끔찍한 상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나야르 의원은 그러면서 에드가르 몬타뇨 공공사업부 장관을 비롯한 현 정부 관계자와 중국수전 측 공사 책임자 등을 배임과 수뢰, 뇌물공여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몬타뇨 장관은 이에 대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계약은 에보 모랄레스 전 정부 때인 2015년에 이뤄졌다"며 "나야르 의원 의혹 제기는 루이스 아르세 정부와는 관련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맞섰다.
중국수전은 앞서 다른 남미 국가인 에콰도르의 최대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서도 부실 공사와 뇌물 스캔들 중심에 선 바 있다.
엘우니베르소를 비롯한 현지 매체에서 '에콰도르 건국 이후 최대 건설 프로젝트'로 불렀던 코카코도 수력발전소 사업이 그것인데, 중국수전은 수백 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현지로 불러들여 2010∼2016년 공사를 진행했다.
에콰도르는 27억 달러에 육박하는 건설비 중 85%가량을 중국개발은행에서 금리 6.9%에 빌렸으나 빚더미에 앉게 될 처지에 놓이자, 자국 석유를 중국 측에 싼값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건설비 일부를 갚았다.
그런데 완공 후 발전기실 및 주변 설비에 크고 작은 하자 7천648건이 발견되면서 붕괴 위험까지 제기됐고, 레닌 모레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주요 각료와 공무원들이 중국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관련 재판은 외국 등에 있는 피고인 소환 문제 등으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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