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형 자동차 유통사 롤프 국유화…소유주는 망명중
반정부 행보 후 국제 수배…크렘린궁 "상업적 논리 따른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정부는 자국 내 최대 자동차 유통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롤프의 자산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롤프그룹의 계열사 지분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로시무셰스트보)으로 이전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국유재산관리청은 이날부터 롤프 자산에 대한 '임시 관리'에 들어간다.
1991년 설립된 롤프는 현대차, 기아, 아우디, 벤츠, 렉서스 등 30여개 자동차 브랜드의 신차와 중고차를 판매하는 유통업체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59개의 전시장과 3개의 대형 중고차 판매장이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롤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 러시아 최대 자동차 유통·판매 업체였으며 기업공개도 고려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롤프의 소유권은 반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페트로프 일가가 보유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이중국적자인 페트로프는 키프로스에 등록된 법인을 통해 롤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수년 전부터 해외에 망명 중이다.
페트로프는 2019년 불법 자금 해외 반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는 2014년 고위 임원진과 함께 40억루블에 달하는 자금을 허위 주식 매매로 키프로스 법인에서 해외로 이체한 혐의로 국제 수배 명단에 올랐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으로도 활동한 페트로프는 2011∼2012년 반정부 시위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페트로프는 이날 러시아 매체 RBC에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정부는 자기 발에 총을 쐈다.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반발했다.
자신에 대한 형사 사건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 나는 오랜 기간 유럽에 살았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대해 "전적으로 상업적 논리와 국제 경제 상황을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유재산관리청은 올해 다수의 서방 기업 자회사 지분을 장악했다. 지난 4월에는 독일 가스판매업체 유니퍼의 러시아 자회사 유니프로와 유니퍼의 모기업인 핀란드 포르툼의 지분을 임시 관리하에 뒀고, 7월에는 프랑스 유제품 업체 다논과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의 현지 사업 지분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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