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결혼 거부 18세 딸 살해…伊 이주 파키스탄 부부에 종신형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탈리아 법원은 중매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8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파키스탄 부부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2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레지오 에밀리아 법원은 실종된 뒤 18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만 압바스의 부모인 샤바르 압바스와 나지아 샤힌의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또한 살인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피해자의 삼촌 다니시 하스나인에 대해서도 징역 14년을 선고했으나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친척 2명은 무죄로 풀려났다.
샤바르 압바스는 지난 2021년 4월 딸이 실종된 직후 부인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돌아갔으나 체포된 뒤 추방됐으며 지난 8월 기소됐다.
행방불명 상태인 나지아 샤힌은 궐석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 삼촌인 다니시 하스나인은 지난 2021년 여행 중 프랑스 파리에서 체포됐으며 조사 과정에서 사만 압바스의 시신 매장 장소를 경찰에 알려줬다.
사후부검 결과 사인이 교살로 추정된 사만 압바스는 지난 2016년 부모와 함께 이탈리아의 노벨라라로 이주했으며 2021년 4월 말 실종됐다가 지난해 11월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만 압바스는 지난 2020년 파키스탄으로 돌아가 중매결혼을 하라는 부부의 말을 거부한 뒤 그해 10월부터 사회복지단체의 보호 아래 살다가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2021년 4월 집으로 돌아온 직후 실종됐다.
사만 압바스는 이미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었으며 볼로냐의 한 거리에서 찍은 키스 장면으로 인해 분노한 부모로부터 중매결혼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CTV 화면을 통해 실종 당일 전후 사만 압바스의 부모와 삼촌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확인했으며 이들이 명예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샤바르 압바스는 자신도 딸 살해법이 누군지 궁금하다면서 딸 살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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