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이스라엘에 하마스 제거·민간인희생 최소화 의무 병존"(종합)
블링컨, 송년 기자회견…"우크라 지원할 예산·시간 고갈되고 있어"
"우세한 입장에서 中과 대화 계속…나토·인태동맹국들 협력 심화 노력"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해 하마스를 제거할 의무와 함께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할 의무가 병존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대(對)하마스 전쟁이 이제까지보다는 적은 수의 병력을 동원한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가 무고한 남녀, 아이들의 고통을 끝내길 원하면서 (그것을 위해) 하마스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종전을 위해 이스라엘 뿐만아니라 하마스도 압박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표결이 예상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안에 대해 "우리는 그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해왔다"며 "나는 우리가 좋은 지점에 도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앞서 안보리에서 제기된 두 차례 휴전 촉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켰으나 현재 논의되는 결의안에 대해선 미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되자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을 지지하고, 러시아의 침략이 전략적 실패로 남도록 만들기 위해 계속 전세계 국가들의 힘을 모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배정한 지원은 고갈되고 있다"며 "우리는 거의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돈이 없으며, 시간도 거의 없다"고 호소했다. 의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액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한 것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수감자 맞교환에 합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미국인들이 풀려나길 원하고, 베네수엘라의 정치범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려 하고 있다"며 "오늘 좋은 소식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책에 대해선 "우세한 입장(position of strength)에서 중국과 대화(engage)를 계속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경제·군사력의 우위에 입각해 중국을 견제하되, 미중간 고위급 대화의 끈은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태평양에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며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역사적 정상회의"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인도태평양 동맹국들 사이의 협력과 조율을 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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