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대금 1조9천억원 내라"…폴란드·헝가리 상대 소송
폴란드 "EU가 불필요하게 대량 주문"…화이자 "계약위반"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코로나19 유행 기간 주문한 백신 대금을 내라며 폴란드와 헝가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회원국들의 백신을 공동 구매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법원에 제기됐다.
폴란드 정부를 대리하는 변호인단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폴란드에 대해 이자를 포함한 백신 대금으로 13억 유로(약 1조8천500억 원)를 요구했다.
헝가리에 청구된 금액은 백신 300만회분, 6천만 유로(약 850억 원)라고 헝가리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이 전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소송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양사는 2021년 5월 EU에 대한 공급 계약의 일환으로 폴란드·헝가리 정부와 계약상 합의한 코로나19 백신 대금을 회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4월 화이자와 EU가 공급하는 백신을 수령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추가 부스터샷에 대한 법적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EU가 회원국의 수요를 넘는 백신을 주문했다는 이유에서다.
졸탄 코바치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서 "백신이 불필요하게 대량으로 주문되고 강요됐다"면서 EU 집행위원회와 화이자가 회원국의 자금을 갈취하기 위해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화이자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지난 9월 계약 위반을 이유로 폴란드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의 백신 공동 구매와 관련한 부패 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의 문자 메시지의 공개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EU 내부 감시기관인 유럽옴부즈맨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브뤼셀 법원은 내년 1월 30일 첫 공판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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