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부 국장, 중국에서 양자협의…한중관계 후속흐름 주목(종합)
선전에서 만나…올해 한중관계 점검, 양자관계·한반도 문제 논의
韓, 양국관계 발전 강조…中, 대만·남중국해 문제 부각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한국과 중국 외교부 국장이 중국에서 양자 협의를 하고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국은 상호존중에 기반한 양국 관계 발전을 강조했지만 중국은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를 부각하며 입장 차이를 보였다.
20일 한국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최용준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전날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국장)을 만나 한중 국장급 협의를 했다.
양측은 올 한 해 한중관계 현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양자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최 국장은 상호 존중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측은 앞으로 다방면에서 교류와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도 양측이 공통 관심사인 양자 관계와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솔직한'이라는 표현이 의견 차이를 의미하는 외교 수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 사이의 이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실제 발표문에서 류 사장이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강조했음을 부각했다.
중국 외교부는 발표문에서 "류진쑹이 대만과 해양 등 중국의 핵심적이고 중대한 우려 문제에 대해 재차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정책과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 등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한중관계의 후속 흐름이 주목받는 가운데 열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협의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과 원활한 흐름을 계속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하에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부산 회의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2시간에 걸쳐 별도의 양자회담을 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협의체를 적극 가동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했다.
다만 중국 측은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다음 단계인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서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조기 개최에 소극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리려면 결국 한중 양자관계에서도 분위기가 좋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앞으로 한국의 한미일 공조나 미국 주도 대중국 견제 동참 양상에 따라 한중관계는 물론 3국 정상회의 개최 전망도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논의가 오고 갔을지 주목된다.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 부장은 북한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지난 18일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접견했다.
ICBM 발사라는 대형 도발이 있었음에도 왕이가 박 부상의 예방을 받고 북중 양측이 회동 결과를 우호적으로 설명해 중국이 북한 도발을 사실상 용인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북한도 내년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중 교류를 한층 활발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박 부상의 방중은 사실상 그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이번 회의가 선전에서 열린 것은 중국 측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상하이 등 베이징이 아닌 도시에서도 다른 나라들과 국장 협의를 가진 적이 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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