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탈리아, 튀니지 내 이주민 귀환비 공동 조달키로
리시 수낵 총리, 伊 멜로니 총리 소속 당 주최 정치 행사 참석
"적들, 이주 무기 삼아 사람들 몰아넣어 사회 불안 조장할 것"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영국과 이탈리아가 아프리카 내 이주민 송환에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로마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튀니지에 발이 묶인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본국 송환 비용을 공동으로 조달하기로 합의했다고 이탈리아 정부가 밝혔다.
아프리카 북단의 튀니지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과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불과 145㎞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유럽행 출발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은 튀니지에 불법 이주민의 유럽행 출발을 막아달라며 거액의 자금 지원을 하기로 했다. 튀니지의 국경 관리와 불법 이주민 수색·구조 지원, 경제난 지원과 장기 원조 등의 명목이다.
이탈리아와 영국이 공동 자금 지원을 하기로 한 것도 해협을 건너 밀려드는 불법 이주민을 막기 위해서다.
수낵 총리는 이날 멜로니 총리의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이 개최한 정치 행사에서 불법 이민 문제 해결에 국제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불법 이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며 국제 난민 규정의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이를 위해 국제적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난민선은 계속 몰려올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특히 불법 이주민 문제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적들이 점점 더 이주를 무기 삼아 고의로 사람들을 우리 해안에 몰아넣어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나 그 우방국인 벨라루스가 유럽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려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유럽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일부 국가의 우려와 같은 맥락이다.
이날 행사엔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도 함께했다.
알바니아는 영국 정부와 알바니아 이주민을 즉시 본국에 돌려보낸다는 '패스트트랙 귀환 협정'을 맺었다. 이탈리아에 들어온 일부 이주민을 알바니아가 수용한다는 협약도 맺었다.
이날 세 정상은 불법 이주와 연관된 인신매매 범죄 퇴치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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