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태효 "美 내년에도 심화 핵교육 가동…韓 '핵IQ' 높아질것"
"핵전략 기획·운용지침, 한미 작전상 계획에 녹아들어갈 것"
"한미가 함께 생각·준비·연습하는 믿을만한 확장억제 준비"
"체계적인 핵전략자산의 한반도전개, 확장억제 강와 병행"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현지시간) 한미가 내년 중반까지 완성할 예정인 핵전략 기획·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과 관련, "핵 위기 발생시 양국이 어떻게 의견을 교환하고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 절차가 다 기술된다"고 말했다.
김 1차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핵협의그룹(NCG) 회의 뒤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가이드라인의) 모든 것들은 한미 간에 작전상 계획에 함께 자연스럽게 다 녹아들어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국 정부 인사에 대한 핵전략 및 기획과 관련한 미측 교육과 관련, "미국은 내년에도 우리 측을 위해서 심화 핵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면서 "우리 측의 '핵 지능지수(IQ)'가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1차장의 모두 발언 요지 및 일문일답.
◇모두 발언
오늘 2차 NCG 회의에서 양측은 지난 7월 출범 회의 이후에 5개월 동안의 진전 사항을 점검하고 NCG의 주요 임무별로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지침을 내렸다.
우선 지난 5개월간의 주요 진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7월 NCG 출범 회의 이후에 그때 가진 한미 공동기자회견에서 크게 5가지 분야를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늘 NCG 회의에서 5개 분야에서 모두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핵 전략의 기획과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계속 협의해서 내년 중반기까지 완성하기로 합의를 했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핵 위협을 어떻게 억제하고 또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지침을 내년 중에 완성하기로 한 것이다. 그 내용에는 핵과 관련한 민감 정보를 양국이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또 보안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핵 위기 시에 협의 절차, 체계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양국 정상 간의 보안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동할 것인지 이런 문제들을 망라해서 다 기술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사항은 미국의 핵 전력과 한국의 비핵 전력의 결합이다. 공동 작전이 수행가능할 정도로 한반도에 적용 가능한 핵 전력과 비핵 전력의 합치, 그리고 운용 개념에 대해서 계속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세 번째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정례적 배치 그리고 가시성이 현격하게 증진돼 왔음을 평가했다.
예를 들어 지난 7월에는 42년 만에 미국의 켄터키 핵잠수함이 부산에 입항했다. 그리고 10월에는 B-52 전략폭격기도 최초로 한국에 착륙했다. 올해 미국 전략자산은 한반도 인근에 총 17회 전개됐다. 이는 작년의 5회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확장 억제의 강화와 맞물려서 같이 진행이 될 것이다.
네 번째로는 북핵 위협 발생 시에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 나가고 또 그 위험을 감소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지침에 담길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워싱턴 선언에서 한미 정상이 합의한 핵 관련 교육 그리고 시뮬레이션도 진전을 계속 이루고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지난 11월 한국의 외교, 국방 실무자들이 미국에서 핵 정책, 핵 전략, 핵 기획에 관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미국은 내년에도 우리 측을 위해서 이러한 심화 핵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핵 정책 관련 담당자들의 핵 관련 지식과 실전 능력이 배양된다고 할 수 있고 간단히 말해서 우리 측의 핵 IQ가 계속 높아질 수 있다.
그럼으로써 한미가 실무적으로 핵을 결합할 수 있는 것이고 또 미래세대의 한미동맹을 견인해 나가는 차세대 국방 전문가들이 이런 식으로 확장억제를 계속 이어서 실행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한미 양국은 범정부 도상훈련(Table Top EXercise·TTX)을 4월에 실시했고 2월에는 국방 TTX를 실시했다. 그리고 5월에는 군사 TTX를 실시했다. 각 정부의 위기 시에 핵과 관련한 역할과 임무가 적시된 범정부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했다는 뜻이다.
핵 정책을 담당하는 국방 라인에서 도상훈련을 했고, 핵을 실제로 전선에서 집행하고 핵 전투를 시행하는 군사 라인에서 도상연습을 했다. 한미 양측은 이렇게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NCG의 과업이 많은 진전을 거둔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을 적극 이행하겠다는 양측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 덕분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한미는 지난 7월 NCG 출범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실무그룹회의를 대면회의를 8월과 10월 두 차례 실시했고 화상회의를 2주에 한 번꼴로 실시를 해 왔다. NCG를 출범할 당시에 한미 양국이 1년에 고위급 회의를 두 차례 정도, 실무급 회의를 두 차례 정도 갖기로 했는데 지난 5~6개월 사이에 실무급 회의를 대면회의만 두 차례, 화상회의만 2주마다 한 번씩 실시한 것으로 봐서 훨씬 목표치를 초과하는 빈도로 아주 밀도 있게 회의를 실시하고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할 수가 있겠다.
오늘 2차 NCG 회의에서 향후 6개월 동안의 작업 계획을 승인했다. 한미는 NCG를 통해서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로 나아갈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한편 북한의 핵 공격이 만에 하나 발생할 시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승인된 향후 작업 계획을 바탕으로 과업별로 구체화 작업을 더욱 정교하게 추진해 나가고 이를 통해서 내년 6월 정도로 목표로 하고 있는 '마지막 NCG'까지 한미 확장 억제 체제의 실질적 기반을 공고히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하 질의응답
--핵전략 기획·운용 가이드라인에 총체적 지침이 담긴다면 위기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직접 의견을 개진하는 체계가 마련되는 것인가.
▲ 핵 위기 발생시 양국이 어떻게 의견을 교환하고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 절차가 다 기술된다. 위기가 발생하면 토론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양국 정상이 즉각 통화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양국 대통령에게 문제 상황에 대비, 수시로 통화를 할 수 있는 휴대 장비가 전달이 된 상태다. 다만 이 장비를 전자파 공격에서도 보호할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이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보완해가는 상황이다.
--지금 말한 휴대 장비는 핵 전용으로 전달된 것인가.
▲ 그렇다.
--한미 양국이 미국 핵 자산과 한국의 비핵자산을 어떻게 합칠지 상당히 모호하다.
▲ 미국의 핵 자산이 한반도에서 혼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군사자산과 함께 합동 훈련을 해야 한다. 실제 핵전쟁 상황 시 미국의 핵무기와 한국의 비핵 무기, 전략 자산들이 함께 어우러져야 서로 보호하면서 공중, 해상, 육상에서 군사 활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을 결합하려면 실전 훈련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공개할 수 없는 군사 기밀 사항도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구체화하고 실제화하는 과정이다.
--미국 핵 전략 자산이 왔을 때 어떤 한국 자산으로 이를 보호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인가. 핵 IQ가 높아진다는 표현을 썼는데 어떤 의미인가.
▲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동원되면 우리의 전투기가 같이 엄호하고 호위하면서 분담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비핵국가인 우리나라의 군사 당국자들이 핵에 대해서 이해해야 하는데 (비핵국가이기 때문에) 평소 핵 작전, 기획, 운용에 대해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이것을 상세하게 교육받고 공유하면서 같이 실전훈련에 임할 수 있다.
--그것을 '핵 IQ'라고 한 것인가.
▲ 저는 회의에 임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 그렇게 느꼈다.
--어제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회의에서 논의됐나.
▲ 오늘 논의 중 북한의 12월 중 추가 도발 가능성을 포함, 9·19 합의를 사실상 폐기한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정치 일정을 전후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의로 증가시키려는 여러 행동(가능성)에 대해서 토의했다.
오늘 오후에 별도로 백악관에서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한반도의 안보 문제, 역내 안보 상황에 대해 한미가 어떻게 전략적인 구상을 하면서 손발을 맞출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토의했다.
--내년 6월 열릴 NCG가 마지막 회의라고 볼 수 있나.
▲ 한미 간에 핵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지침을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NCG가 지금까지 두 번 열렸고 앞으로 세 번째 NCG를 내년 6월 열 수 있다면 준비형 임무를 띤 NCG는 끝난다는 뜻이다. 그 이후 완성된 확장 억제 체제를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해 나갈 것인지는 추가적인 NCG가 운영될 수 있다.
한미 양자간 확장 억제 체제 운영과 별개로 일본을 포함한 역내 다른 국가들과 함께 다수가 별도의 확장 억제 대화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
--확장억제 체제 내년 6월 완성이 되면, 구체적으로 한미 군사연합훈련 때 북핵 대응 훈련은.
▲ 내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시켜서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상 북핵 위기 발생시 위기 감소 및 위험 감소의 의미는.
▲ 쉽게 말씀드리면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네 탓'을 하게 돼 있다. 그래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엄격하게 그 위기의 본질만 터치(touch)해서 해결하고 불필요한 오해나 역작용이 없도록 위험에 대한 감소 조치나 정치적 메시지 관리도 동시에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시 NCG 협의는.
▲ 북한의 핵 공격 시 대응 지침이 NCG다. 정찰위성이나 ICBM에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핵 시나리오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라 별개다.
--내년 6월까지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면 이전과 어떤 게 달라지나.
▲ 그전에는 북한의 핵 공격이 발생하면 '미국이 알아서 핵 보복을 해줄 테니까 안심하세요'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기존) 미국의 핵우산이었다면 지금은 처음부터 한국과 미국이 같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핵 대응을 실행한다는 점에서 믿을 만한 확장억제를 준비하고 있다.
--한미 연합사의 작전계획과 가이드라인간 상관관계는.
▲ 모든 것들은 한미 간에 작전상 계획에 함께 자연스럽게 다 녹아들어 갈 것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시 NCG가 작동하나.
▲ 6차례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지만, 그것이 대한민국 국토에 대한 핵 공격이라고 규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앞으로의 핵실험도 NCG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것은 한미 정책 당국에서 별도로 집중 논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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