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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프' 낀 성수기에도 TV 안팔려…올해 글로벌 출하량 감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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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프' 낀 성수기에도 TV 안팔려…올해 글로벌 출하량 감소 예상
트렌드포스 "작년보다 2.1% 감소…내년 TV 수요도 불투명"
LG전자 HE본부 4분기 적자 전망도…성장 정체에 돌파구는 '플랫폼 사업'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위축된 소비 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세계 TV 시장의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작년보다 2.1% 감소한 1억9천700만대로 예상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있어 전통적인 TV 성수기로 불리는 4분기 출하량 전망치는 5천455만대로 작년 4분기보다 1.7% 줄어든 수준으로 나왔다.
4분기 출하량과 그 증감률 모두 거의 10년 만에 최저치라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올해 세계 TV 시장 1위 삼성전자의 TV 출하량은 작년보다 9.8% 감소한 3천630만대, LG전자의 TV 출하량은 7.4% 감소한 2천291만대로 각각 추산됐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TV 수요도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파리 올림픽과 유로 2024 등에 힘입어 전 세계 TV 출하량이 올해보다는 소폭(0.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팬데믹 완화 이후 2022년과 2023년 모두 4분기 TV 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이는 소비자 습관 변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출하량 성장을 제한하는 가운데 TV 수요가 조기에 고갈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유럽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에도 고금리 환경이 소비자 예산을 제한하고, 중국 부동산 버블도 TV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V 수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LG전자에서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는 올해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4분기에 적자로 전환하면 작년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이후 1년 만이다.
증권가에서 대신증권(영업손실 1천50억원), 키움증권(영업손실 242억원), SK증권(영업손실 170억원), BNK투자증권(영업손실 130억원) 등이 LG전자 HE사업본부의 4분기 적자를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4분기 TV 사업 실적에 대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 약화와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예상 대비 증가해 수익성이 하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경기 침체로 TV도 저가 제품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고가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주력인 LG전자가 타격을 받았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TV는 소비자 소득 증감에 따른 민감도가 높은 제품"이라며 "프리미엄 제품도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어 올레드 TV 판매실적도 전년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TV 세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업계는 TV 플랫폼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사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OS) 타이젠과 웹OS(webOS)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사업 확대에 힘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월 구독료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의 콘텐츠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도 제품 중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FAST 서비스인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외부 TV 브랜드에도 웹OS 플랫폼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V 하드웨어 시장이 구조적 정체기에 진입하면서 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특히 광고 기반 무료 OTT인 FAS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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