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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보호한다더니…"이스라엘 폭탄 거의 절반이 멍텅구리탄"
美 DNI "가자 공습 무기의 40~45%"…민간인 오폭 우려
美와 갈등 와중 이스라엘군 비인도적 작전 정황 공개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사용한 폭탄의 거의 절반이 속칭 '멍텅구리 폭탄'으로서 오폭 가능성이 큰 재래식 무기라는 미국 측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작전 중 민간인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무색하게 하는 정황이다.
미 CNN 방송은 13일(현지시간) 국가정보국(DNI)의 정보 평가를 목격한 소식통 3명을 인용, 이스라엘이 사용한 2만9천개 공대지 무기 중 40~45%가 비유도 무기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유도 기능이 없어 '멍텅구리 폭탄(dumb bomb)'으로 불리는 이들 재래식 무기는 오폭에 따른 민간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가자지구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선 이 같은 우려를 더욱 키운다고 CNN은 지적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국제적 지지를 잃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을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보 평가가 사실일 경우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스라엘군의 주장에 배치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전직 폭발물 처리반(EOD) 장교로서 국제앰네스티의 무기 및 군사작전 관련 위기 수석 고문인 브라이언 캐스너는 "매우 놀라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밀하게 목표를 향해 무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쁜 일"이라며 "만약 무기에 그런 정확성이 없고, 이스라엘군이 의도한 곳에 실제로 무기가 맞는지 믿어주기도 어렵다면 이는 대규모 민간인 피해로 이어지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직 유엔 군사 분석가 겸 전쟁범죄 조사관인 마크 갈라스코도 가자지구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비유도 무기를 쓸 경우 표적을 놓치고 민간인을 오폭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군 등 일각에서는 급강하 비행을 통해 근접 거리에서 폭탄을 투하할 경우 비유도 무기도 유도 무기 수준의 정확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갈라스코는 "비유도 무기는 순간순간 정확도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 10년간 비유도 무기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한 사실도 언급했다.
니르 디나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의 논평 요청에 "사용한 무기 유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군 대변인 케렌 하지오프 소령은 "국제법과 도덕적 행동 강령을 준수하는 군으로서 우리는 하마스가 인간 방패로 쓰는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우리의 전쟁은 하마스를 상대로 한 것이지, 가자지구의 주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식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방식과 전후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을 무렵에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을 공개 비판한 날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에 합의한 '오슬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강경론을 고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국제적 고립이 심화한 미국으로선 이스라엘의 이 같은 강경 노선에 외교적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14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스라엘에 파견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더욱 신속하고 정밀한 군사작전의 필요성을 제기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내년 1월 중 이스라엘의 공세가 약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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