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뉴질랜드 유방암 AI 설루션 기업 2천500억에 인수(종합)
"자율형 AI 구축·맞춤형 암 검진 실현 계기"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이 다국적 의료 AI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를 1억9천307만 달러(약 2천5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루닛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볼파라는 호주 증권거래소 상장사로, 매출 97%를 미국 시장에서 창출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볼파라가 내년 2분기 이내 주주총회를 열고 75%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하며,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루닛은 설명했다.
최종 인수 이후에는 자원 효율화와 사업 개발 집중을 위해 볼파라를 호주 시장에서 상장 폐지할 예정이라고 회사는 덧붙였다.
루닛은 이번 인수로 AI 진단 설루션을 고도화하고 미국 내 자체 AI 설루션 판매망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볼파라는 유방 조직의 밀도를 정량화해 유방암 위험 평가를 돕는 '볼파라 덴서티', 개인 맞춤형 유방암 위험 평가를 제공하는 '볼파라 리스크' 등 다양한 AI 설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루닛은 볼파라가 약 1억 장의 유방 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볼파라를 인수한 후 연간 약 2천만 장의 데이터를 지속 확보할 계획이어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볼파라가 미국 내 2천 곳 이상 의료기관에 AI 설루션을 공급함에 따라 루닛의 설루션을 추가 공급할 기회를 얻게 됐으며,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루닛은 설명했다.
인수 자금은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둔 기술 혁신 기업 특성상 볼파라가 아직 영업 손실 상태지만, 그 규모가 감소 추세에 있다고 루닛은 전했다.
루닛은 인수 후 양사의 사업·재정적 시너지를 통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루닛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설명문을 통해 "창립 이래 최초로 실행하는 인수 합병"이라며 "AI를 통한 암 정복이라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범석 대표는 이번 계약이 유방암 영역에서 자율형 AI 구축과 맞춤형 암 검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루닛 설루션의 정확도가) 95∼96% 정도인데 이것으로는 자율형 AI를 실현하기 어렵다"며 "99.9% 정확도라면 가능할 텐데 이를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볼파라가 보유한 데이터 규모라면 초고도 AI를 적용할 수 있다"며 "경쟁사들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벌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볼파라가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 동의를 얻는 등 법적 분쟁 가능성을 해소한 것도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시점에 대해 "기술적으로 1년 안에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객 동의·인허가 절차 등에 따라 실제로 돌아가는 시점은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수 절차는 볼파라 주주 승인과 뉴질랜드 정부 승인이 필요한데, 내년 4월께 무난히 완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메초프레트 볼파라 글로벌 사업개발 부사장은 루닛을 계약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루닛이 꾸준한 연구 실적을 도출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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