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홍해 위협에…이스라엘, 미국에 대응 강화 촉구
후티 반군, 홍해서 잇달아 무력행사…확전·물류 차질 우려 커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반발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자 이스라엘이 미국에 더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같이 요구하며 아무런 조치가 없을 경우 자국이 후티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수에즈 운하와 인도양을 잇는 홍해에서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나 미국, 가자지구 전쟁과 상관이 없는 선박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날 오후 후티는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후티의 5번째 선박 공격이었다. 스트린다호는 이스라엘과 관련 없는 선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이탈리아로 가고 있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가 이처럼 무력 도발을 잇달아 감행하면서 홍해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또 후티가 홍해에서 무력 행사를 계속하면서 이 항로를 이용한 화물 운송의 위험도 커진 상황이다.
서방 정보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의 혁명수비대 압돌레자 샤흐라이 준장이 후티 반군을 지휘하고 있다.
후티는 이란 측으로부터 수백 기의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은 물론 홍해상 선박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존 파이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수석 부보좌관은 이달 3일 홍해와 그 근해에서 이뤄진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의 계획과 실행에 이란혁명수비대가 관여한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에 지난 수주간 홍해에서 있을 수 있는 확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다만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아랍 동맹국들은 후티 반군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할 경우 지난해 4월 합의된 예멘 휴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4년 발발한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의 아랍 동맹군과 후티 간 이뤄진 휴전 합의는 이 전쟁을 종식할 최대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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