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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는 생지옥 됐는데…"하마스, 입지 굳히는 등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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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는 생지옥 됐는데…"하마스, 입지 굳히는 등 이득"
NYT "막대한 민간인 희생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압도적"
"이스라엘, '하마스 근절' 목표로 오히려 승리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막대한 민간인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전쟁을 일으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득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마스가 대량의 민간인 희생을 초래했음에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지를 굳혔고 이스라엘의 대(對)아랍권 관계를 망쳤으며, 잊혀가던 팔레스타인 문제를 세계적 의제로 다시 끌어올렸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전쟁 두 달이 지난 가운데 가자지구 주민들은 엄청난 희생을 겪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집계한 가자지구 사망자는 이날 1만7천700명을 넘었다. 공식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수천 명이 건물 잔해에 묻혀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인구 약 220만명의 약 85%가 피란길에 오른 가운데, 기본적인 물·식량·숙소조차 찾기 어려운 인도적 위기 상황이 한층 악화하고 있다.

하마스도 대가를 치렀다. 16년간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의 존재는 거의 사라졌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하마스 대원 최소 7천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한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지하에 오랜 세월 구축, 요새화한 방대한 터널망도 상당 부분 파괴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 하마스 수뇌부 11명이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하고 이 중 5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고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와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 알 카삼 여단의 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 등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또 137명의 남은 인질을 되찾지 못했으며, 천문학적인 인명피해 없이 하마스를 근절한다는 목표를 이룰 가능성을 내놓지도 못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높은 목표를 제시했지만, 오히려 이 점이 하마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민간인 인명피해를 신경쓰지 않는 하마스로서는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남기만 하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자지구 출신의 중동 정치 전문가 아흐메드 포와드 알카티브는 "비전통적인 세력이 갖는 이점이 항상 있는데, 하마스처럼 무자비하고 지역 민간인들의 피해에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 세력은 특히 그렇다"며 "이스라엘은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붙잡혀 막대한 사망자와 파괴를 낳게 됐다"고 전망했다.
하마스는 지난주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식당에서 공개 세미나를 열어 전쟁 성과와 과제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하마스를 대표해 참석한 아흐마드 압둘 하디는 참가자 수십 명에게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희생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물론 가자지구 민간인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결정에 대한 발언권이 없었다. 이들 사이에서 애꿎은 자신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한 병원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알자지라 TV와 인터뷰한 가자지구 주민은 "왜 그들(하마스)은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느냐. 왜 지옥으로 가지 않고 거기 숨어 있느냐"고 분노를 터트렸다.
하지만 이런 하마스 비판은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에 비하면 미약하다고 NYT는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비르제이트 대학의 강사인 압달자와드 하마옐은 하마스와 관련해 "공포의 반응이 많지만, 그럼에도 하마스는 이제 의심의 여지 없이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의 지도 세력이 됐다"며 "하마스는 이제 카드를 쥔 쪽"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옐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인질 105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240명의 석방이라는 성과를 내 서안지구를 다스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무색하게 했다고도 분석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올터먼도 지난달 초 '이스라엘이 질 수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지를 PA에서 빼 온다는 하마스의 장기적 목표가 용이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전쟁이 이스라엘의 아랍권 등에서 고립을 심화시키고 미국·유럽과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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