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효과 끝…상승세 꺾인 LCD TV 패널가격
65인치 UHD 패널, 9·10월 177달러 찍고 지난달 174달러로 하락
세트업체들 재고조정 국면…"패널가격, 내년 상반기 중 바닥"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바닥을 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올해 성수기 효과로 반등했다가 지난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65인치 초고화질(UHD) 기준 LCD TV 패널 판매가격은 작년 12월 116달러에서 지속 상승해 지난 5월(156달러) 150달러 선을 넘어섰고, 올해 9월과 10월 177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174달러로 하락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이달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패널 가격이 169달러로 내려올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앞서 6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가전제품에 대한 코로나 특수가 사라져 세트(완성품) 소비가 줄자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작년 9월 최저가인 107달러까지 떨어졌다.
패널 가격이 급락하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체들은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며 감산을 시행하는 등 가격 조정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이를 통해 세트업체들이 보유했던 재고가 소진되고,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쇼핑축제'와 하반기 신제품 출시,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앞두고 패널 구매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연중 꾸준히 상승하던 LCD 패널 가격은 TV 전방수요에 대한 이 같은 우호 요인이 지나간 뒤 상승세가 꺾여 당분간 하락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 세트 성수기가 지난 후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 국면에 진입해 당분간 TV 패널 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 패널 업계 가동률도 이런 흐름에 맞춰 당분간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글로벌 LCD 패널업계의 5세대 이상 LCD 패널 가동률은 3분기보다 약 9.2% 떨어진 72.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TV 세트 업체들은 3분기부터 시작된 재고 증가 등 상황에 대응하면서 TV 패널 조달을 줄이는 상황이다. 3분기 말에는 IT 패널 수요 약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1월 들어 성수기 재고 비축이 마무리되고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대다수 패널 제조사는 내년 1분기 생산에 더 보수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아울러 시장 수요-공급 균형을 맞추고자 내년 1분기 5세대 이상 LCD 패널 가동률이 70% 이하로 조정될 수도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내년부터는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부진을 겪은 TV 시장 수요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업계와 시장의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파리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예정된 점도 TV 시장 수요 회복의 기대 요인이다.
다만 LCD 패널은 이 같은 수요 요인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전방산업인 TV 수요의 불안감으로 상반기에도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급단 헤게모니를 쥔 중국 상위 TV 패널업체들은 내년 2월 춘절 연휴 2주간 생산 중단을 계획하는 모양새"라며 "현재로서는 2분기 이후 계절 성수기 진입과 파리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중 패널 가격이 바닥을 모색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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