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8억 낙찰' 휴대전화 번호 대금 미납자에 1천500만원 벌금
법원 "경매 질서 어지럽혀…경매 방해하면 형사책임 추궁" 경고
뒷자리 '999999' 번호 낙찰자, 응찰금 납부 안 해 경매 무산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뒷자리 번호가 '999999'인 휴대전화 번호를 48억원에 낙찰받았으나 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응찰자가 1천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가 7일 보도했다.
중국 장쑤성 전장시 경제개발구 인민법원은 지난 5일 법원 경매에 응찰해 휴대전화 번호를 낙찰받았으나 대금을 내지 않아 경매를 무산시킨 샤오(肖)모 씨에 대해 8만위안(약 1천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샤오 씨가 경매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다만 그가 임신 중이어서 사법적 구류 조치가 적절치 않은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해당 휴대전화 번호에 대해 재경매를 실시할 것"이라며 "악의적으로 응찰가를 끌어올리는 등 경매 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는 벌금 부과나 구류 처분되고, 범죄가 성립되면 행사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법원은 지난달 24일 '186 119 999999'인 휴대전화 번호에 대한 경매를 실시했다.
온라인을 통해 보증금 20위안(약 3천700원), 시작가 100위안(약 1만8천400원)으로 진행된 이 경매에는 720여 명이 참가, 2천893차례 호가 경쟁을 벌인 끝에 2천614만5천892위안(약 48억1천만원)을 제시한 샤오 씨가 낙찰받았다.
그러나 샤오 씨는 "입찰에 잘못 참여해 후회한다"며 마감 시한인 지난 3일까지 응찰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경매 전부터 뒷자리 번호 6개가 모두 9인 이 휴대전화 번호의 주인이 누가될지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으며, 천문학적인 금액에 낙찰되자 "탐나는 번호이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원하다는 뜻의 '주'(久)와 동음이의어인 숫자 '9'는 재물이 쌓인다는 '파차이'(發財)의 '파'와 발음이 비슷한 '8', 만사가 물 흐르듯 순조롭다는 '류'(流)와 발음이 같은 '6'과 함께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숫자다.
이 때문에 법원이 경제사범들로부터 압수해 경매에 부치는 휴대전화 번호나 차량 번호 가운데 뒷자리 6개 숫자가 모두 9나 8, 6인 경우 치열한 호가 경쟁 끝에 고가에 낙찰자가 가려진다.
2020년 8월 뒷자리 숫자 '888888'인 휴대전화 번호는 5천여 차례 호가 경쟁을 벌여 225만 위안(약 4억1천만원)에 낙찰됐고, 2021년 11월에는 마카오에서 'AA8888'인 차량 번호판이 111만 마카오 달러(약 1억8천만원)에 주인이 가려진 바 있다.
작년 9월에는 '156 666 666666' 휴대전화 번호가 시작가 1천366만 위안(약 25억2천만원)으로 경매시장에 나왔으나 응찰자가 없어 경매가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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