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국가안보만 집중한다 말하는 것도 '온건한 저항'"
홍콩판 국가보안법 입법 추진하며 '온건한 저항' 잇달아 경고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정부가 국가안보에만 집중한다'고 말하는 것도 '온건한 저항'에 해당한다고 홍콩 행정수반이 경고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6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출연해 "정부가 국가안보에만 집중하고 다른 일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으며 이는 '온건한 저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정책들을 봐라. 국가안보 정책도 있지만 대부분은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리 장관은 이어 "일각에서는 경제·주택 문제를 비판한다는 미명 하에 '온건한 저항'을 한다"고도 했다.
리 장관은 아울러 오는 10일 열리는 구의원 선거와 관련해 "미래 구의원들은 정치적 소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더이상 정치적 소음을 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홍콩 지도부는 올해 들어 온건한 저항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홍콩이 자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에서 '온건한 저항'을 다루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7일 "최근 몇 개월간 홍콩 관리들이 온건한 저항에 대해 강경 대응을 천명했지만, 그들은 무엇이 온건한 저항인지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라우시우카이 고문은 HKFP에 온건한 저항은 허위정보를 퍼트리고 공포를 조장하며 악의적으로 홍콩 정부와 중앙 정부를 공격하는 것 등 이념적 활동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중국이 직접 만들어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 위반자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 시행 후 홍콩 야권과 시민사회 대표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기소 되거나 해외로 망명하면서 홍콩에서 '반대 목소리'는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중국은 이후에도 기본법(홍콩 미니헌법) 23조가 요구하는 별도의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홍콩 정부가 직접 제정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반역, 분리독립, 폭동선동, 국가전복, 국가기밀 절도 등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관련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외국 정치기구가 홍콩에서 정치활동을 하거나 홍콩 정치단체가 외국 정치기구와 관계 맺는 것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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